이젠 큰 경기도 강하다…'특급 골잡이' 된 정우영의 비상[황저우AG]

결승서 종횡무진 활약, 흐름 바꾼 동점골
총 8골로 대회 득점 부문 1위

7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정우영이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황선홍호의 해결사'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이 천금 같은 골을 넣으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연패를 이끌었다.

정우영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27분 동점골을 넣어 한국의 2-1 역전승에 일조했다.

이 승리로 한국 축구는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연속 남자 축구 우승을 차지했다. 초대 아시안게임인 1951 뉴델리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선보인 남자 축구에서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선홍호가 금메달을 딸 수 있던 데에는 정우영의 공이 컸다. 정우영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펼쳐 이후 중용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큰 경기에도 강하다는 걸 입증했다.

특히 골 감각이 물이 올랐는데 결승전까지 무려 8골을 터트렸다. 그 중 한 골이 최후의 승부에서 결정적 순간에 나왔다.

7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정우영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날 한국은 결승전에서 킥오프 2분 만에 실점을 했다. "공격적으로 맞서겠다"던 오이와 고 감독의 예고대로 일본이 강하게 밀어붙이자 한국 수비는 균열이 생겼다. 그리고 우치노 고타로의 슈팅을 못 막아 0-1이 됐다.

이번 대회 4강까지 25골을 몰아친 한국이 처음으로 선제골을 허용하고 리드를 뺏긴 순간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당한 태극전사들은 흔들렸다. 반격을 펼쳤지만 일본의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첫 슈팅도 전반 21분에야 고영준(포항)의 발끝에서 나왔는데 일본의 골문을 위협할 만한 한 방이 아니었다.

실타래가 꼬이는 듯한 분위기였다. 빨리 흐름을 바꿀 동점골이 필요했는데 해결사 정우영이 나타났다. 정우영은 전반 27분 황재원(대구)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조급할 수 있었던 태극전사들도 조금은 안정감을 갖게 됐다.

7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정우영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후에도 정우영은 공격의 혈을 뚫었다. 전반 30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영욱(김천상무)의 헤더 슈팅을 도왔고, 전반 43분에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정우영이 앞에서 두들겨주면서 한국은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후반 11분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일본 수비수들이 정우영을 마크하는데 집중하다 조영욱을 놓쳤고, 조영욱이 마무리를 지었다.

전방에서 쉴 새 없이 뛰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 정우영은 후반 16분 교체됐다. 61분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그리고 정우영 덕분에 한국은 어려울 수 있던 경기에서 승리를 쟁취, 염원하던 금메달을 따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