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인종 차별 논란' 울산 선수들 징계 여부 검토
"자료 검토 후 공정위 개최 여부 판단"…A매치 출전 정지 징계도 가능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울산 현대 소속의 정승현,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에 대한 별도 징계 여부를 검토한다.
연맹은 22일 상벌위원회를 개최, 울산 소속 선수들의 소명을 들은 뒤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에 대해 1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500만원의 징계를 결정했다. 정승현에 대해서는 대화에 참여했으나 인종차별적 언급을 하지 않다고 판단,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협회는 지난 1983년 출범한 K리그 역사상 최초로 내려진 인종 차별과 관련한 이번 징계를 주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연맹, 울산 구단으로부터 이번 논란과 관련한 자료를 취합한 뒤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공정위원회 개최 여부와 징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가 자료를 검토한 뒤 공정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내린다면 K리그 출전 정지 징계와 별도로 'A매치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전망이다.
정승현과 박용우는 지난 6월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 대표팀에 소집돼 2경기 모두 출전을 한 바 있다.
만약 협회가 연맹 상벌위원회와 별도로 징계를 내린다면 9월부터 징계가 적용될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올해 9월과 10월, 11월에 A매치 기간을 설정했다. 이에 각 국가들은 9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경기씩, 최대 6경기를 치를 수 있다.
정승현, 박용우 등은 지난 10일 SNS로 인종 차별 발언이 담긴 대화를 나눠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당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5-1로 완파한 뒤 이재명의 인스타그램에서 동료의 활약을 칭찬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규성이 이명재의 활약에 대해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고 먼저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어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하자 이명재는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썼고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합세했다.
사살락은 지난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출신의 수비수다.
이들이 온라인에서 나눈 대화에 팬들은 충분히 인종 차별로 해석될 표현이고, 함께 뛰었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존중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명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박용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팀 동료의 플레이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의 글을 남긴 바 있다.
박용우는 이날 상벌위에 참석한 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이번 일로 반성하고 많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언행을 더욱 신중하고 조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상 선수들 앞에 내가 나설 것이다. 선수 이전에 한명의 사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감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페루와의 평가전에 정승현, 박용우를 투입한 뒤에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데 그럴 때 조언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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