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스토리 쌓이는 K리그…'슈퍼매치'부터 '수원 더비'까지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올해로 K리그가 출범한지 33년이 됐다. 그동안 K리그에서는 다양한 더비가 생기면서 화제가 됐다. 올 해에도 K리그에는 '깃발 더비'와 '수원 더비' 등 새로운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14일 열리는 가장 오래된 '동해안 더비'와 첫 '수원 더비'를 앞두고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을 알아봤다.
△슈퍼매치(수원 삼성 vs FC서울)
두 팀의 맞수대결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더비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슈퍼매치를 세계 20대 더비 중 하나로 선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슈퍼매치의 역사는 1998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LG때부터 시작됐다. 코치로 수원의 창단 작업을 함께 했던 조광래 대구FC 단장이 안양의 지휘봉을 잡았고 이에 수원 팬들은 분노했다. 이어 안양에서 뛰다가 프랑스로 이적했던 서정원(현 수원 삼성 감독)이 국내 복귀 팀을 수원으로 택하면서 두 팀 라이벌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안양 팬들은 서정원의 유니폼을 태우는 등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후 안양이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한 뒤에도 두 팀은 경기장 안팎에서 충돌했다. 선수들과 감독, 서포터스들까지 슈퍼매치에서 만큼은 서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매 경기 명승부를 연출했다.
△동해안 더비(포항 스틸러스 vs 울산 현대)
포항과 울산의 경기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다. 1996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연고지 정책을 실시하면서 지금의 연고지에 정착, 더비의 역사가 시작됐다. 마침 두 팀의 연고지가 동해안 7번 국도로 연결돼 있어 '동해안 더비' 또는 '7번 국도 더비'로 불린다. 14일 열리는 두 팀의 경기는 151번째 격돌이다.
동해안더비에서는 명장면이 많았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013년 K리그 클래식 최종전으로 당시 포항은 김원일이 경기 종료 직전 터뜨린 결승골로 1-0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1998년 울산 소속의 김병지가 포항을 상대로 득점을 하면서 K리그에 골 넣는 골키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병지는 2001년 울산을 떠나 포항 유니폼을 입고 5년 동안 울산을 적으로 상대하기도 했다.
△러비 더비(전북 현대 vs FC서울)
올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양팀 라이벌전의 시작은 지난 2010년 3월로 돌아간다.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초대 가수로 온 티아라가 전북의 팀 컬러인 녹색을 입고 등장했다. 이에 서울 팬들은 야유했고 전북 팬은 환호했다.
경기 결과도 서울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심우연의 결승골로 전북이 1-0으로 승리했다. 티아라가 2012년 ‘러비 더비’라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두 팀의 경기는 팬들 사이에서 러비 더비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최강희 전북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서로를 상대로 강한 승부욕을 불태우면서 더비의 열기가 더욱 높아졌다. 올 시즌에도 두 팀은 나란히 리그 1, 2위를 달리면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깃발 더비(수원FC vs 성남FC)
시민 구단이라는 공톰점 외에는 어떤 연관도 없던 두 팀의 경기가 주목을 받은 것은 구단주들 때문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성남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이 자신의 SNS로 수원FC 구단주 염태영 시장에게 "이긴 팀의 구단기를 상대 시청에 걸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두 팀의 경기는 '깃발 더비'로 불리면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두 시민 구단의 대결이 하나의 스토리가 생기면서 더비로 바뀌었다.
'깃발 더비'는 다른 시민 구단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제공했다. 두 팀 경기를 지켜본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시민구단 안산 무궁화FC와 안양FC도 14일 경기를 앞두고 두 팀의 구단주 제종길 시장과 이필운 시장이 진 팀이 이긴 팀의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보기로 하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수원 더비(수원 삼성 vs 수원FC)
1996년 연고지 제도 도입이후 K리그 최초로 한 연고지를 둔 두 팀의 격돌이다. 두 팀은 과거 FA컵에서 세 차례 마주쳤지만 당시에는 수원FC가 내셔널리그인 수원시청이었다. 지난 2013년 프로팀으로 전향한 뒤 첫 대결이다.
두 팀의 라이벌전은 이제 시작인만큼 아직까지는 축제 분위기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과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승리를 다짐하면서 새로운 맞수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시청 사거리부터 종합운동장 사거리까지 5km를 더비의 거리로 조성, 양 구단 각 300개씩 총 600개의 구단기를 내걸고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밖에 군경 더비(상주 상무vs안산), 현대가 더비(전북vs울산), 제철가 더비(포항vs전남), 호남 더비(전북vs전남), 경인 더비(서울vs인천) 등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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