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브리핑] 이강인·김민재·황인범·오현규…한국의 별들이 UCL에 뜬다

이강인과 김민재 모두 새 팀에서 첫 도전
황인범은 즈베즈다에서 맨시티와 맞대결

3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3차전 전북 현대와 파리 생제르맹 FC의 경기를 마친 PSG 이강인이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8.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22·PSG),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황인범(27·즈베즈다), 오현규(22)·양현준(21·셀틱)이 '별들의 잔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뜬다.

2023-24 UCL은 오는 20·21(이하 한국시간)일부터 유럽 각지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 내년 6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까지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번 시즌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파리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한 이강인은 2019-20시즌 발렌시아(스페인) 시절 이후 4년 만에 다시 UCL 무대를 밟는다.

당시만 해도 팀과 이강인 모두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빅클럽 PSG의 일원이 돼 우승에 도전한다.

PSG는 킬리안 음바페를 중심으로 우스만 뎀벨레, 콜로 무아니 등 프랑스 대표팀 공격진을 그대로 장착한 데다 이강인, 마르코 아센시오, 곤살로 라모스 등 알찬 영입까지 더해 'UCL 첫 우승'의 적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PSG의 이강인 ⓒ AFP=뉴스1

다만 조 편성은 쉽지 않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다. 시쳇말로 '깔아주는 팀'이 없어 매 경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PSG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이강인의 차출을 20일 오전 4시 안방서 열리는 도르트문트와의 UCL 첫 경기 이후로 늦췄다. PSG가 그만큼 UCL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자, 이강인이 그 플랜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지만, 이후 대표팀 소집에서도 빠진 채 PSG 클럽하우스에서 재활에만 집중해 현재는 컨디션을 되찾은 상태다.

이강인은 UCL서 통산 5경기 124분을 뛰었으며 아직 공격 포인트는 없다. PSG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UCL에서 첫 골과 승리를 사냥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항저우로 향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왼쪽) ⓒ AFP=뉴스1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민재도 새 팀에서 UCL 도전에 나선다. 이적 후 모든 경기에 출전 중인 김민재는 UCL서도 꾸준히 중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UCL을 경험한 김민재는 구단 최고 기록(8강)을 쓰며 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수비력을 증명했다. 이제 김민재는 더 좋은 전력을 갖춘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 통산 여섯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전통의 강호로, 매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팀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A조에 속해 있다.

첫 경기는 21일 오전 4시 열리는 맨유전인데, 지난여름 김민재 영입 직전까지 갔던 맨유를 상대로 '뮌헨맨' 김민재가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관심사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황인범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를 앞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FC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3.9.11/뉴스1

전 소속 팀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이적 문제로 갈등을 빚다 극적으로 새 팀을 찾은 황인범도 세르비아 챔피언 즈베즈다와 함께 UCL에 도전장을 던진다.

세르비아 슈퍼리그는 유럽 변방으로 평가받지만, 즈베즈다 만큼은 유럽대항전에 단골로 나서는 다크호스다.

즈베즈다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라이프치히(독일) 영보이스(스위스)와 함께 G조에 묶였다.

첫 상대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 시즌 유럽 트레블을 이룬 맨시티다. 냉정히 말해 즈베즈다에게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텐데, 그럼에도 황인범은 이번 맞대결을 반기고 있다.

그는 "UCL은 내가 이 팀에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모든 선수들의 꿈인 UCL에 나설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한 뒤 "나와 즈베즈다의 동료들은 준비가 됐다. 맨시티는 강한 팀이지만 우리도 어느 팀을 상대로든 이길 수 있는 힘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황인범은 UEFA 유로파리그(UEL)와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은 뛰어봤지만 UCL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즈베즈다에서 UCL에도 출전하게 되면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UEFA 유럽대항전 3개 대회를 모두 뛴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16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페루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오현규가 전반 상대 문전을 향해 슛을 날리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페루를 상대로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2023.6.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셀틱(스코틀랜드)의 젊은 공격수 오현규와 양현준도 첫 UCL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이적한 오현규와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합류한 양현준이 모두 UCL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유럽대항전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양현준과 함께 영입된 권혁규는 아쉽게도 UCL 출전은 불발됐다. 제출된 UCL 엔트리는 조별리그 6경기가 끝난 뒤 다시 수정할 수 있다.

셀틱은 페예노르트(네덜란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라치오(이탈리아)와 함께 E조다. 첫 경기는 20일 오전 4시 열리는 페예노르트와의 원정 경기다.

PSG나 바이에른 뮌헨과 달리, 셀틱 역시 즈베즈다처럼 현실적으로 16강 진출이 목표다. 셀틱으로선 수비에 치중한 뒤 오현규와 양현준 등 공격 자원의 결정력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