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건너뛴 고우석, 본격 경쟁 시작…삼일절 MLB 시범경기 첫 출격

3월1일 오클랜드전에 구원 등판할 예정
경쟁자 주춤한 사이에 충분한 기회 얻을 듯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이 3월 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오른손 투수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3월 첫날 출격 명령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다.

샌디에이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 총 7번의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치렀지만, '루키' 고우석은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그는 라이브피칭과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2월을 보냈다.

지난 26일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타자 5명을 상대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예열을 마친 고우석은 이제 시범경기를 통해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다. 등판 경기도 확정됐다. 샌디에이고는 3월 1일 오전 5시5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범경기에 고우석 등판을 예고했다.

29일 화이트삭스전 등판 가능성도 있었으나 등판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 꿈같은 일이 펼쳐지게 됐지만, 고우석은 당장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는 KBO리그에서 통산 139세이브를 올리는 등 검증된 마무리 투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공 한 개도 던지지 않은 신인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가까스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협상 마감을 불과 7분 남기고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6억 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오프시즌 불펜 보강에 힘쓴 샌디에이고는 현재 마무리 투수를 확정하지 않았다. 마쓰이 유키와 로버트 수아레스, 완디 페랄타, 고우석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냉정하게 고우석은 후순위로 평가됐다.

그래도 고우석으로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질 전망이다. 경쟁자가 부상과 부진 등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지난 23일 LA 다저스전에서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마쓰이는 26일 수비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쳤다. 마쓰이는 3주 앞으로 다가온 공식 개막전 '서울 시리즈'에 불참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수아레스는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난타를 당했고,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흔들렸다.

비자 발급 문제로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페랄타는 아직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긍정적인 기류가 고우석에게 흘러가고 있지만, 스스로 입지를 다져야 한다. 고우석으로서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샌디에이고는 3월 14일 오클랜드전까지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으로 이동한다.

고우석은 2주 동안 펼쳐질 시범경기에서 경쟁력 있는 투구를 펼쳐야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뒤 가장 험난하고 중요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