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메이저 KPMG 위민스 우승…파리 올림픽 '막차'에 韓 무관 한풀이(종합)

75번째 메이저 출전서 첫 감격…통산상금 1500만달러 돌파
한국, 개막 후 16개 대회 만에 우승…고진영 2위·유해란 9위

양희영(35)이 24일(한국시간) LPGA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양희영(3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사마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한 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7타를 기록한 양희영은 고진영(29·솔레어)과 릴리아 부(미국), 야마시타 미유(일본·이상 4언더파 286타) 등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56만 달러(약 21억 7000만 원).

양희영은 이로써 지난해 11월 LPGA투어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LPGA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부터 LPGA투어에서 뛴 양희영은 무려 16년 만에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는 양희영이 75번째로 출전한 메이저대회였다.

아울러 양희영은 다음 달 열리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획득했다.

지난주 세계랭킹이 25위로 한국 선수 중 4위였던 양희영은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진입해야 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권이 확정되기 전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극적으로 '막차 티켓'을 잡고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한국은 고진영, 김효주와 함께 3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파리올림픽 막차를 타게 된 양희영. ⓒ AFP=뉴스1

양희영은 LPGA 통산 상금 1500만 달러도 돌파했다. 이 대회 전까지 1399만 5362달러를 기록 중이던 그는 156만 달러를 추가해 통산 1555만 5362달러가 됐다. 이전까지 누적 상금 1500만 달러를 넘긴 한국 선수는 박인비(1826만 2344달러)가 유일했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긴 우승 가뭄도 해갈했다. 한국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는 2000년 이후 24년 만의 가장 긴 무관이었는데, 양희영의 우승으로 이번에도 16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2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전인지(30·KB금융그룹) 이후 2년 만이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한국 선수 10번째 우승이다. 양희영에 앞서 박세리(1998, 2002, 2006), 박인비(2013~2015), 박성현(2018), 김세영(2020), 전인지(2022)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양희영(35). ⓒ AFP=뉴스1

3라운드까지 2위 그룹에 2타 앞선 단독선두로 출발한 양희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쾌조의 샷감을 이어갔다. 그는 1번홀(파4)부터 버디로 출발했다.

3번홀(파4)에선 보기를 범했으나 5번홀(파3)에서 우승을 예감케 하는 샷이 나왔다.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해 칩샷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 버디가 됐다.

양희영은 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 2언더파를 추가했다. 2위 그룹과의 격차는 이미 4타 이상으로 벌어졌다.

양희영은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1번홀(파5)에서 곧장 버디로 만회했다. 13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했고 2위 그룹과의 격차는 한때 7타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우승이 굳어진 순간이었다.

다만 경기 후반엔 다소 긴장이 풀어진 모습도 나왔다. 양희영은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데 이어, 17번홀(파3)에선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로 2홀에서 3타를 잃었다.

그래도 3타의 리드를 안은 양희영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양희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차분하게 파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직후 캐디와 포옹하며 담담하게 기쁨을 표현했다. 마지막 홀에서 대기하던 한국 선수들이 뛰어나와 물과 샴페인 등을 뿌리며 축하하기도 했다.

양희영은 우승 직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메이저대회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은퇴 전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양희영이 24일(한국시간)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이번 대회에선 양희영 외에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고진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양희영에 이어 공동 2위를 마크했다.

올 시즌 손목 부상 등으로 고전했던 고진영은 시즌 최고 성적을 냄과 동시에 시즌 3번째 톱10을 마크했다. KPMG 위민스에서 10위 이내의 성적을 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LPGA 신인왕 유해란(23·다올금융그룹)도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9위로 시즌 5번째 톱10을 기록했다.

김효주(29·롯데)와 최혜진(25·롯데)도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 공동 16위를 마크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컷 탈락한 가운데 랭킹 2위 릴리아 부(미국)는 준우승,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인뤄닝(중국)은 4오버파 292타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