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한국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 초청도 '제로'

KPGA 위민스 개막 앞두고 코다 등 6명 인터뷰
한국, 21명 출전하나 부름 못 받아…떨어진 위상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저조한 성적에 위상도 달라진 것일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 개막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한 명도 공식 기자회견에 초청받지 못했다.

LPGA투어 KPMGA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주 사마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1)에서 진행된다.

통상 골프 대회를 앞두고는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선수들의 각오와 출사표 등을 듣는 시간이 마련된다.

부름을 받는 선수들은 그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우승 후보로 꼽히거나, 최근 성적이 좋거나, 지난해 우승자 등이 해당된다.

이번 대회 역시 이틀에 걸쳐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를 비롯해 US 여자 오픈 챔피언 사소 유카(일본),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인뤄닝(중국), 8년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대회를 우승했던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비롯해 6명이 각각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 고진영(29·솔레어)과 김효주(29·롯데), 신지애(36·스리본드)를 비롯해 21명이나 출전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에선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선 은퇴 경기를 앞둔 유소연, US 여자오픈을 앞두고는 9년 전 같은 코스에서 우승했던 전인지가 초청을 받았는데 이번 대회에선 이렇다 할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2013~2015년 3연패를 달성했던 박인비. ⓒ AFP=뉴스1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한국과 인연이 많은 대회이기도 하다. '선구자' 박세리가 1998년을 시작으로 3번이나 우승했고, 박인비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단일 대회 메이저 3연패'라는 최초의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 2018년 박성현, 2020년 김세영, 2022년 전인지도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많은 출전 선수에도 기자회견에 초청받지 못한 것은 최근 한국 선수들의 저조한 활약상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라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장기간의 우승 가뭄이다.

메이저대회 무관은 더욱 시간이 길다. 2022년 전인지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9개 메이저대회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우승이 없었다. 시간으로는 벌써 2년이 가까워졌다.

물론 세계 최고의 무대인 LPGA투어 우승이 쉬운 과제는 아니다. 최근엔 여자 골프의 기량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더욱 쉽지 않은 일이 됐다.

하지만 이전의 '영광'과 대비된 최근의 '부진'은 확실히 큰 대비를 이루며 씁쓸함을 남기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