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5일 폐막, '굿바이 평창'…'모두가 영웅'
경청을 통한 변화 촉구 '평창선언문' 채택
다채로운 문화행사 통해 '문화올림픽',
수치 여사·장쯔이·야오밍·무톰보 등'투게더 위 캔'실천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전 세계 지적 장애인들의 겨울축제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선수단 입촌식 장면.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전세계 지적장애인의 축제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 5일 폐막식을 끝으로 8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7시 강원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106개국에서 참가한 2000여명의 지적장애인 선수와 관객, K-pop 가수들이 함께 하는 화려하면서도 뜻 깊은 무대가 펼쳐졌다.
◇폐막식 피겨 '여왕'과 '전설'의 만남, 선수들에게 추억 선사
평창 스페셜올림픽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피겨전설' 미셸 콴의 합동 아이스쇼.
팝 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발라드곡 '히어로'에 맞춰 펼쳐진 이들의 공연은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모두가 영웅이라는 뜻을 담아 용평돔을 뜨겁게 달궜다.
김연아와 미셸 콴은 아이스댄스가 끝난 후 지적장애 피겨스케이터들과 함께 즉흥 공연도 선보이며 장애와 비장애를 뛰어넘는 대회의 참 의미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전했다.
폐막식은 평창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지적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소리샘벨콰이어팀의 핸드벨 연주로 시작됐다.
폐막식은 나경원 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장의 폐회사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환송사, 티모시 슈라이버 국제스페셜올림픽(SOI)회장의 폐회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SOI기가 무대 아래로 내려오고 기수단이 퇴장 후 선수와 가족, 자원봉사자 대표가 무대에 나와 대회기간 느꼈던 점을 전 세계에 알리는 '릴레이 스피치'시간이 이어졌다.
대회기간 타올랐던 성화는 지적장애인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연주에 맞춰 서서히 꺼졌다. 이후 나 위원장과 슈라이버 회장은 2015년 하계스페셜올림픽을 개최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SOI기를 전달했다.
폐막식은 '2015 로스앤젤레스(LA)스페셜올림픽' 홍보 영상 상영으로 마무리됐다.
◇성화점화 '황석일', 지적장애인과 함께 '야오밍·장쯔이' 등 스페셜올림픽을 빛낸 '人·人·人'
'지적장애인의 축제' 평창 스페셜올림픽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앤 대회였다.
실제 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서는 유명인사들이 지적장애인과 함께 스페셜올림픽 종목에 참가하는 '통합스포츠체험(Unified Sports Experience)'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유명인사들은 종목에 집접 참가하며 대회슬로건인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을 몸소 실천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중국배우 장쯔이와 NBA 스타 야오밍이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에서 진행된 통합스포츠체험(Unified Sports Experience) 프로그램에서 스노슈잉 400m 계주 경기에 참가해 힘껏 달리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지난달 30일 열린 '스노슈잉' 통합스포츠체험 프로그램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장쯔이, 미국프로농구(NBA)출신 스타 야오밍과 한국의 이봉주, 심권호 등이 출전했다.
장쯔이는 화려한 드레스 대신 방한복에 낯선 스노우 슈를 신고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달렸다.
키가 229cm에 달하는 야오밍이 육중한 체구로 눈 위를 달려나가는 모습은 경기에 참가한 선수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봉주는 "경기에 참가하게 되면서 스페셜올림픽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스페셜올림픽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나경원 대회조직위원장이 지난 3일 통합스포츠 프로그램 플로어하키 종목에 출전해 경기를 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대회조직위) © News1
</figure>또 3일 열린 통합스포츠 프로그램 플로어하키 경기에는 나 위원장, NBA출신 스타 디켐베 무톰보, 샘 퍼킨스, 2012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과 전 배구 국가 대표 장윤창 등도 참가했다.
쇼트트랙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김동성과 안톤 오노(미국)가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 2002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아 간 오노와 김동성의 만남은 그 자체가 화제였다.
이날 김동성과 오노는 다른 조에 속해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김동성은 쇼트트랙 경기중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였고 이를 눈치 챈 오노는 머리를 감싸쥐며 웃기도 했다.
오노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페셜올림픽을 위해 이곳(평창)에 와있는 것이 감사하다.스페셜올림픽의 모든 순간이 놀랍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스노보드 황석일 선수가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스페셜올림픽의 최고 관심사였던 최종 성화 점화자로는 한국 스노보딩팀 대표 황석일이 나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황석일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 자폐증상을 보이며 외부와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향상돼 장애의 벽을 스스로 넘기 시작하는 등 그의 삶은 스페셜올림픽의 지향점과 그대로 닮았다.
황석일은 지난달 31일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스노보딩 회전 상급 디비전2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50로 7위를 기록, 한국에 첫 리본을 안기기도 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리본을 안긴 황석일(24, 맨 오른쪽)이 지난달 3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스노보딩 경기 시상식에서 상급 디비전2 부문 수상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한편 대회 도중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왔다.
스페셜올림픽 참가를 위해 입국했던 맨섬의 플로어하키 대표 개리스 데렉 코윈은 입국 후 패혈증으로 숨져, 대회 관계자와 참가 선수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코윈은 대회 개막 전 '호스트타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26일 입국했다. 이후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상태가 악화돼 패혈증으로 숨졌다.
조직위는 폐막식에 앞서 숨진 코윈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 맨섬 선수단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전체 관중과 선수단은 묵념을 통해 세상을 떠난 코윈을 기렸다.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문화올림픽' 선보여
평창 스페셜올림픽에서는 콘서트와 국악, 오페라 무대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려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MBC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이 열려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장을 제공했다.
이 자리에는 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김태원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이들의 꿈과 희망을 함께 나눴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지적 장애인들의 겨울축제'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지난달 3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그랜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봄봄' 공연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또 지난달 31일 열린 김유정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그랜드오페라단의 '오페라 봄봄(이하 봄봄)'공연이 펼쳐져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1930년 한국 강원도의 한 시골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공연엔 각국에서 온 선수단이 대거 참석해 만국공통어인 음악의 선율을 즐겼다.
또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봄봄은 오페라의 선율과 등장인물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공연장을 찾은 선수단과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온누리 오케스트라'와 '김영률 서울대교수의 관현악단', '기주희와 바이올린 앙상블' 등이 출연하는 '클래식의 밤' 등 폐막전까지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경청을 통한 변화 촉구 '평창선언문' 채택
이밖에도 이번 평창 스페셜올림픽은 앞선 대회들과 달리 전 세계 정상들이 지적장애인들의 권익보호와 지원개선을 논의하기위해 함께하는 '글로벌 개발서밋(이하 서밋)'을 열고 '경청을 통한 변화(Hearing Voices, Making Changes)'를 촉구하는 '평창선언문'을 채택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지난달 3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 서밋(Global Development Summit)'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와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전세계 지도자들이 글로벌 개발 서밋을 열고 장애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의 '평창선언'을 채택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이들은 지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그들이 받고 있는 차별을 없앨 수 있는 핵심적인 출발점임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에 공동의 노력을 요청하는 총 11개항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평창선언은 장애인들의 '자기 주도적 삶'과 '지역사회에 통합된 삶', '국제사회 이행촉구'의 3개 부문 11개 세부내용으로 구성됐다.
평창선언은 △장애인들을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인정 △개별화된 지원을 받고 자기결정권 존중 △국가적, 사회적 지원에 지적장애인과 그 가족이 포함되도록 공동 노력할 것 등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 지적장애인들이 통합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 접근 △교육과 체육, 스포츠활동 참여기회 보장 △문화예술적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보건서비스와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제공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협력 강화를 통한 개발도상국 지원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지적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국가적, 국제적 수준의 구체적인 개발 목표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구축되기를 촉구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전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겨울축제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 서밋(Global Development Summit)'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발언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전 세계 지적장애인들 대다수가 교육과 의료보험, 보건 등으로부터 소외받고 (사회적으로)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적장애인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빈국·부국을 떠나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평등의 약속을 지적장애인들에게 지키지 못했다"면서 "소외된 사람들을 배려하고 스페셜올림픽 운동을 통해 현장에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권익이) 실천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전 세계 지적 장애인들의 겨울축제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의 축하공연 장면.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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