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김동문, 차기 배드민턴 협회장 출마 선언…"과감한 변화 시도"

'안세영 폭로'로 초토화된 협회 소방수 자처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변화 이끌 것"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김동문 원광대학교 교수. (김동문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배드민턴계의 '전설'로 불리는 김동문(49) 원광대 교수가 차기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교수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기 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새롭게 비상하는 배드민턴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 복식 동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등 세 개의 메달을 보유한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다.

올림픽 외에도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주요 국제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따며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전성기 시절에는 14개 대회 연속 우승, 역대 최다 70연승이라는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을 쓰기도 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김 교수는 캐나다 유학 생활을 거쳐 2012년부터 본인의 모교인 원광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현재 김학균 협회장 체제인 배드민턴협회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이 그간 협회의 부조리한 관행과 선수 지원에 대한 미비한 점을 폭로하면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협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선수단에 지급돼야 할 용품들이 대의원, 이사, 공모사업추진위원회, 협회 원로 등에게 돌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내 대한배드민턴협회. 2024.8.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또한 협회는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낸 선수단에 지급돼야 할 보너스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오랜 기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자신이 격랑에 빠진 협회를 구할 소방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교수는 "현재 선수들과 협회의 눈높이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협회의 규정 정비 △국가대표 선발의 투명한 시스템 △협회와 선수 간 신뢰를 위한 소통 기구 운용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동반 성장 △투명한 재정 운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교수는 "배드민턴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현 상황을 위기로 생각하지 않고 변화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바로잡겠다"라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