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진선규와 영화 현장 누볐던 조은혜, 펜싱 첫 출전에 4위[패럴림픽]

2017년 낙상사고 전까지 영화계 스타일리스트 활동
'범죄도시' 분장팀장, 대회 전 진선규의 응원 받아

휠체어 펜싱 조은혜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패럴림픽 펜싱 사브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4.9.4/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과거 마동석, 진선규와 함께 영화 촬영 현장에 있었던 '휠체어 검객' 조은혜(부루벨코리아)가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값진 4위에 올랐다.

조은혜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플뢰레 B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 펜싱 최강자 베아트리체 비오에 2-15로 졌다.

휠체어 펜싱은 장애 정도에 따라 카테고리 A와 B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된다. 카테고리 A는 앉아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고 검을 잡은 팔에 불편이 없는 선수들이 겨룬다. B는 앉아서 균형을 잡기 어려우며 하반신 마비로 척수 손상이 있는 선수들이 나선다.

조은혜는 이날 16강에서 홍콩의 충웬핑에 10-15로 패해 위기를 맞았지만,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연승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조은혜는 마지막 고비에서 비오의 기세에 밀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비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개인전 금메달, 2020 도쿄 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강자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 조은혜는 2017년 낙상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기 전까지 영화계 스타일리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과거 영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던 조은혜가 2024 패럴림픽 펜싱 경기에서 4위에 오른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영화 '범죄도시', '은밀하게 위대하게', '굿바이 싱글' 등에 출연한 배우들의 분장이 대부분 조은혜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대박을 친 '범죄도시' 분장팀장까지 맡으며 능력을 인정받은 조은혜였으나 2017년 당한 낙상 사고로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다. 실의에 빠져 있을 무렵, 재활 병원에서 우연히 TV 뉴스를 봤는데 휠체어펜싱 장면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이후 협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칼잡이'가 됐고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만큼 기량을 닦았다.

파리 패럴림픽 개막 직전에는 '범죄도시'에 출연했던 배우 진선규가 개인 SNS를 통해 조은혜를 응원하기도 했다.

조은혜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범죄도시 촬영 때 정말 좋은 배우셨다. 그때 생각도 나고 더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은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일 플뢰레 단체전에 나서고 6일 주 종목인 에페에 출전한다.

조은혜는 “남은 경기 더 침착하고 집중 있게, 그리고 나를 더 넘어서서 이겨 내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뛰겠다. 에페 때는 꼭 결승전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배우 진선규가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VIP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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