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대신 출전한 톨라, 대회 신기록으로 마라톤 금메달(종합) [올림픽]

24년 만에 에티오피아 우승, 동료 부상으로 출전
3연패 도전 레전드 킵초게, 레이스 도중 기권

마라톤 금메달을 따낸 톨라.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동료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던 에티오피타의 타미라트 톨라(33)가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톨라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시청을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을 거쳐 앵발리드로 들어오는 대회 남자 마라톤 42.195㎞ 레이스에서 2시간6분26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기존 올림픽 기록인 2008 베이징 대회 새뮤얼 완지루(케냐·2시간06분32초)의 기록을 6초 단축했다.

2위는 벨기에의 바시르 아브디(2시간6분47초), 동메달은 케냐의 벤슨 키프루토(2시간7분00초)였다.

반환점을 1시간4분51초에 돌며 선두로 나선 톨라는 25㎞ 지점을 지나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고 단독 질주 끝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에티오피아 남자 마라토너가 올림픽에서 우승한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 게자네 아베라 이후 24년 만이다.

2014년 마라톤에 데뷔한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1만m 경기에 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대회 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른 톨라는 지난해 뉴욕 마라톤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2023 런던 마라톤에선 3위에 올랐다.

톨라는 2021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3분39초)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올림픽 기록을 바꾸면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실 톨라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에티오피아 남자 마라토너 3명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동료인 시세이 레마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행운의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극적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톨라는 값진 금빛 역주를 펼쳤다.

에티오피아 선수로 24년 만에 정상에 오른 톨라. ⓒ AFP=뉴스1

톨라는 경기 후 대회 조직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달성해서 너무 기쁘다"며 "열심히 훈련한 덕분이다. 내 인생에서 거둔 가장 큰 업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레마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그냥 날릴 수 없었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마침내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일본의 아키라 아가사키는 2시간7분32초의 개인 최고 기록에도 6위에 만족해야 했다. 북한의 한일룡도 2시간11분21초로 29위로 골인했다.

세계 무대에서 멀어진 한국 선수는 이번 대회에 한 명도 출전하지 못했다.

한편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3연패를 노리던 마라톤 '전설' 엘리우드 킵초게(케냐)는 30㎞ 지점을 지나 기권했다. 15㎞ 지점을 지나면서 선두 그룹에서 뒤처진 킵초게는 결국 레이스 중반 이후 경기를 포기했다.

킵초게는 올림픽 무대에서 2004년 아테네 대회 5000m 동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 5000m 은메달 등 4개의 메달(금 2, 은 1, 동 1)을 수확한 레전드였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냈다.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와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10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시청 앞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24.8.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 한일룡 선수가 10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시청 앞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마라톤에 나와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2024.8.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