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온 지 나흘만의 경기…레슬링 이한빛 "기회 놓쳐 아쉬워"[올림픽]
北 선수 출전권 포기에 극적인 파리행…16강서 패배
"아버지에게 자부심 느껴…경기 내용은 후회"
- 권혁준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극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지만 첫 경기에서 아쉽게 패배를 맛봤다. 한국 여자 레슬링의 유일한 출전선수 이한빛(30·완주군청)은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한빛은 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62㎏급 16강전에서 루이사 니메슈(독일)에 0-3으로 패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한빛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자신 없게 한 것이 후회스럽다"면서 "기회가 있었는데도 재다가 못 들어간 느낌이다. 이길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이한빛은 파리에 온 지 나흘 만에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당초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이 체급 북한 문현경이 불참하면서 극적으로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이한빛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건 7월 31일, 파리에 온 건 현지시간 기준 5일이었다. 파리행이 좌절된 상태였기에 준비도, 몸 상태도 온전하지 못했다.
그는 "원래 대회를 준비할 때의 루틴은 거의 못 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급하게 국내 대회를 마치고 넘어와서 몸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 다행히 잠을 잘 자는 편이라 시차 적응은 문제없었다"고 했다.
극적으로 선 올림픽 무대에선 흥분과 긴장감을 느꼈다. 그는 "세계선수권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지만, 올림픽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자부심'을 전하고 싶은 이는 아버지다. 이한빛은 어렸을 적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아버지가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이한빛도 뒷바라지했다.
이한빛은 "아버지가 평소에 감정 표현이 없으시다"면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을 때도 나에게 부담 주기 싫으신지 '마음 편하게 하고 오라'고만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극적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잘 싸웠지만 패한 이한빛.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이한빛은 니메슈가 결승전에 오를 경우 패자전 기회를 얻어 동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그는 "만일 (패자전) 기회가 온다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면서 "이기고 싶고, 메달도 따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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