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미친 짓이야"…男 염색체 가진 복서, 올림픽 女 경기 출전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XY염색체를 지닌 선수의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경기 출전을 허용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IOC는 여자 복싱에 참가하는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이 모든 규정을 준수했기 때문에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여자 선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이듬해인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칼리프는 은메달, 린위팅은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복싱협회(IBA)는 2023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두 선수를 실격 처리했다. 특히 칼리프는 중국 선수와의 결승전을 갖기 불과 몇 시간 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으로 가장하고 출전하려는 선수를 여러명 파악했다"고 실격 이유를 설명했다.

또 "DNA 검사 결과 칼리프와 린위팅은 XY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XX 염색체, 남성들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성의 염색체를 지닌 선수들을 여자 종목에 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으며 이들의 여권에 '여성'이라고 명시돼있기 때문에 여자 종목에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가 각 종목별 대표단체의 주관 하에 열리는 것과 달리 이번 파리 올림픽 복싱은 IBA 대신 임시기구인 파리복싱유닛(PBU)이 관장하고 있어 칼리프와 린위팅의 출전이 허용될 수 있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자신들이 '트랜스젠더'나 양성의 신체적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인터섹스'가 아닌 여성이라며 지금까지 여성으로서 경쟁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비평가와 누리꾼들은 두 선수의 출전이 다른 여성 경쟁자들에게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다.

칼리프는 오는 1일, 린위팅은 2일에 각각 첫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glory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