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다시 파리서 올림픽 성화가…사상 첫 수상 개회식 '팡파르'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올림픽 성화가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점화된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경기장 밖'에서 열리는 개회식, 이전까지는 상상조차 힘들었던 '수상 퍼레이드 개회식'이 드디어 성대한 막을 올렸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27일 오전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에서 시작됐다. 유럽의 문화 수도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00년과 192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처음으로 패쇄된 경기장이 아닌 열린 장소에서 펼쳐지는 개회식인 만큼 안전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개회식 당일에도 고속철도 방화 사건, 공항 폭탄 테러 위협 등 사건이 발생해 더 예민한 분위기였다.

프랑스 정부는 4만 명이 넘는 경찰, 군인 등 보안 인력을 배치하고 개회식이 열리는 센강과 트로카데로 관장 주변을 엄격히 통제했다. 도로 곳곳이 막혔고, 대중교통 또한 개회식 주변 역을 무정차로 통과했다.

우려가 컸지만 그래도 개회식은 예정된 시각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작했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이벤트는 역시 선수단이 '보트 퍼레이드'를 펼친다는 것이다.

6800명의 각국 선수단을 태운 보트 85척이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센강 서쪽으로 약 6㎞를 행진한다.

이 구간에 들어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 팔레 등 파리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올림픽 개회식을 빛내는 거대한 무대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3000여 명의 댄서, 음악가, 배우 등이 센강 인근 무대 마련된 장소에서 화려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선수단 입장은 근대 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출발한다. 그 뒤로 난민팀이 따르고 이어 프랑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나선다.

우상혁(육상)과 김서영(수영)이 공동 기수를 맡은 대한민국 선수단은 206개 팀 중 48번째로 입장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하계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북한은 153번째로 모습을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개인 중립 자격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의 선수는 개회식 참여가 불허됐다.

3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장관을 이룰 선상 행진을 보기 위해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강변에 설치된 좌석 입장권 10만여 장을 판매했고, 강둑에서 선수단 입장을 관람할 수 있는 초대권 22만여 장을 배부했다.

보트에 탑승한 선수들이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 도착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각국 내빈과 정상들이 모인 공식 의전이 펼쳐진다.

개회식 연출가인 예술감독 토마스 졸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개회식은) 하늘과 물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2개 구간으로 나눠 '다양성'의 국가인 프랑스의 이야기를 전하고 전 세계가 함께 모이는 것을 기념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을 며칠 앞두고 유명 가수 셀린 디옹과 레이디 가가가 파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확인돼 이들의 공연 여부도 기대감을 키운다. 이미 프랑스 인기가수 아야 나카무라의 공연은 확정됐다.

이어 파리 올림픽 개회 선언과 성화 점화가 이어진다. 개회식의 절정에 나설 성화 최종 점화자는 베일에 싸여있다.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을 이끈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 육상 금메달리스트 마리 조제 페레크, 배우 겸 영화감독 오마르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올림픽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개회식은 100년 만에 파리의 밤하늘을 다시 밝힐 성화 점화와 함께 막을 내린다.

개회식을 마치면 32개 종목의 금메달 329개를 놓고 펼치는 본격적인 열전이 시작되며 한국 선수단도 힘찬 도선에 나선다.

21개 종목 143명 선수로 구성,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참가하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 대한 전망은 썩 밝진 않다.

그러나 개회식에 앞서 양궁 남녀 랭킹전 1·2위 싹쓸이, 여자 핸드볼의 독일전 쾌승 등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분위기는 최고조다.

올림픽을 위해 모든 걸 쏟아내며 준비한 선수들은 애초 안팎이 예상하는 '금메달 5개' 그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회식 다음 날부터 곧바로 금메달 사냥을 펼친다.

27일 오후 박하준-금지현, 최대한-반효진이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전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28일 오전에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김우민이 경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12년 만에 수영 메달을 노린다. '효자 종목' 펜싱에서도 남자 사브르 오상욱과 구본길, 여자 에페 송세라와 강영미가 메달을 꿈꾼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