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KFA 회장, 4선 도전 가능해졌다…체육회, '임원의 연임제한' 폐지

대한체육회 31일 이사회 열고 9건 안건 심의
테니스협회, 사격연맹 관리단체 지정은 유예

대한체육회가 31일 제31회 이사회를 진행했다.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체육회가 제31차 이사회를 열고 '임원의 연임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 3선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4선 도전도 가능해졌다.

대한체육회는 31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제31차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 회원종목단체 관리단체 지정, 2024 제33회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파견계획 등 9개의 안건에 대해 심의했다.

체육회는 △임원의 연임제한 폐지 △체육단체 임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 △총회 및 이사회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제척사유 보완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을 의결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임원의 연임 제한 폐지다.

현행 정관에서 임원은 임기를 보낸 뒤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3선을 하기 위해서는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체육회와 지방체육회, 종목단체 임원의 연임이 제한 없이 가능해진다.

체육회는 이번 개정 추진 배경에 대해 "지방체육회 및 지방 종목단체 등 체육단체가 연임제한 조항으로 인해 임원 구성이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연임제한 폐지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임 제한 규정이 사라질 경우 현재 단체장들의 장기 집권이 가능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장 내년 4선 도전 가능성이 있는 정몽규 KFA 회장과 내년 초 3선 도전이 유력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태국과의 경기를 찾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KFA 정 회장은 과거 4선 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2018년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바꾸려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문체부에서 해당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4연임이 규정에 저촉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도전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최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출마해 선출되는 등 '4선' 도전에 대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정관 개정의 경우 대의원총회를 통과한 뒤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대한사격연맹과 대한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할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모두 유예했다.

회장 사임에 따른 보궐선거 추진에 문제가 있었던 대한사격연맹의 경우 회장 인준 결과에 따라 조건부로 지정을 유예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과도한 채무로 재정이 악화되는 등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던 테니스협회의 경우 6월 말까지 협회가 채권자로부터 잔여 채무를 전액 탕감한다는 이사회 결의와 채무 탕감 확약서에 대한 공증서를 받아 제출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밖에 전국체육대회 도핑 방지 규정 위반에 따른 보디빌딩 종목의 일반부 폐지, 2024 제33회 파리 하계 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파견계획 등 체육계 사업 현안이 이사회에서 논의됐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