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리가 金" 캐나다 "러시아 실격"…'발리예바 징계'에 엇갈린 주장

발리예바 점수만 빠진 러시아, 피겨 단체전 금→동
2점 추가로 못 받은 캐나다, 1점 차로 4위

카밀라 발리예바.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금지약물을 복용한 카밀라 발리예바(18·러시아)의 실격에도 러시아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동메달을 수여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결정에 대해 캐나다와 러시아가 동시에 반발하고 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캐나다 빙상경기연맹이 발리예바의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ISU의 징계안에 대해 각각 다른 내용으로 항소했다고 전했다.

앞서 CAS는 지난달 30일 발리예바가 베이징 올림픽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리예바는 2021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년간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상황이다.

ISU도 이를 바탕으로 발리예바가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메달 순위를 조정했다.

베이징 대회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은 총 9개국이 출전해 경쟁을 벌였다. 종목별 순위에 따라 1위 10점, 2위 9점, 3위 8점, 4위 7점, 5위 6점, 6위 5점, 7위 4점, 8위 3점, 9위 2점 등 차등 점수를 매겼다. 그렇게 총 8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대회 당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여자 쇼트프로그램과 피겨스케이팅에서 각각 10점을 따낸 발리예바의 활약을 앞세워 74점으로 단체전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미국(65점)이 2위, 일본(63점)이 3위, 캐나다(53점)가 4위에 자리했다.

발리예바의 징계가 결정되면서 ROC의 금메달이 무효 처리되고 미국이 1위, 일본이 2위, 캐나다가 3위로 메달을 승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ISU는 발리예바가 출전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만 '0점' 처리했고, ROC의 다른 종목 점수는 인정해 합산했다. 그 결과 ROC는 54점을 기록, 53점의 캐나다를 한 점 차로 앞서 동메달을 받게 됐다.

ISU는 종목별 순위에서 실격된 선수가 있으면 차순위 선수의 순위가 올라가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캐나다는 2점을 추가로 받지 못했다.

ISU의 최종 결정으로 입상에 실패한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 총점 자체를 무효화하고 캐나다가 동메달을 받아야 한다며 항소했다.

그러자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러시아는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 징계 자체가 잘못됐기에 러시아가 원래대로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CAS는 "러시아, 캐나다 측의 항소로 중재 절차를 시작할 것이다. 청문회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