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여서정 "신유빈·황선우·안세영 활약 동기부여…나도 파리 간다"[인터뷰]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새 역사 써
"열심히 준비 중, 후회 없는 결과 낼 것"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기계체조 간판 여서정(22·제천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타 종목에서 활약하고 있는 또래 선수들을 보며 힘을 얻고 있다.
여서정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그랜드 머큐어 호텔에서 열린 '제34회 윤곡 김운용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1988 서울 올림픽의 성공 개회를 기념하기 위해 1989년 첫 제정된 이 상은 여성 체육계에 힘을 주자는 취지로 매년 여성 체육인들을 조명하고 있다.
여서정은 처음으로 우수상을 손에 쥐며 기분 좋은 2024년의 시작을 알렸다.
체조 전설 여홍철(53)의 딸인 여서정은 어린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10월에는 벨기에에서 열린 기계체조 세계선수권에 나섰는데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계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여서정은 이제 파리 올림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윤곡 김운용 시상식 후 뉴스1과 만난 여서정은 "최근까지 계속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가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깐 서울을 방문했다. 좋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지난해 말 대한체육회가 주관한 해병대캠프에 참가했다. 추운 날씨에 선수들을 군 부대로 보내는 것에 대해 '구시대적 훈련'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단합력을 키우는 효과도 있었다.
여서정에게 캠프 소감을 묻자 "사실 힘든 부분도 있었고 춥기도 했다. 그래도 여러 종목 선수들끼리 모여서 단합하고 재밌게 다녀왔다"고 웃었다.
여서정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바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 사이 안세영(22·배드민턴), 신유빈(20·탁구), 황선우(21·수영) 등 또래 국가대표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며 주가를 올렸다.
여서정은 이들의 활약을 보며 큰 동기 부여를 얻었다.
여서정은 "도쿄 올림픽 때 알게 됐던 선수들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니 나 역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체조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얻고 있지만 그런 수식어는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며 "일단 눈 앞에 3월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서정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한 서포터다. 평소에 체조와 관련한 얘기를 잘 하진 않지만 일상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얻고 있다.
여서정은 "사실 어릴 때는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이 됐으나 지금은 그렇진 않다"며 "늘 열심히 옆에서 응원해주신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는 좋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잘 마치고 올림픽까지 컨디션을 관리해서 도쿄 때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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