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싸이도 보러왔다…청소년올림픽 최고인기 종목도 피겨 女 싱글
관중들 경기 전부터 2시간 이상 대기…"좋은 자리 앉아야"
비지정석, 이전 경기 관중 퇴장 후 입장…운영 아쉬움
- 권혁준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최근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크게 치솟았지만 여전히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눈이 집중되는 종목이다.
청소년 올림픽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료 입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들을 동원하지 못하던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강원2024)이었으나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종목은 확실하게 흥행에 성공했다.
3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선 강원2024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진행됐다.
오전에 열린 아이스댄스 경기 때만 해도 한산했던 아이스아레나는 여자 싱글 경기를 앞두고 북적이기 시작했다.
아이스댄스 경기가 끝나기 전인 정오 무렵부터 대기열이 늘어섰고 300m 거리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무료 입장으로 지정석이 따로 없기에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었다.
1층 중앙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선 기본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이날 피겨 여자 싱글에 몰린 관중 수는 다른 종목들과 크게 대비됐다. 이번 대회는 개회식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무료였지만, 청소년 대회인 만큼 아무래도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강원2024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여자 싱글 티켓은 전날 기준 1만장 이상 예매됐다. 다만 1만2000석의 아이스아레나를 모두 채우진 못해 3층에는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강원 동해시에서 손녀 딸과 함께 온 김효현(63)-김아영(61) 부부는 "김연아 영향으로 피겨스케이팅 팬이 됐다. 오늘도 '리틀 연아' 신지아 선수를 보러왔다"면서 "오래 기다려서 힘은 들지만 경기 볼 생각에 기분이 좋다"며 웃어보였다.
부산에서 강릉까지 먼 길을 달려왔다는 박유나씨(27)도 "휴가를 내고 놀러왔다가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러 왔다"면서 "평소 큰 관심은 없었는데 어제 김현겸 선수의 금메달을 보면서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이날 관중석엔 익숙한 얼굴도 여럿 보였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관중석에 앉아 후배들의 경기를 관람하며 힘을 불어넣는 것이 눈에 띄었다.
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IOC 위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가수 싸이 등도 김연아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다만 다소 아쉬운 운영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았다. 앞서 열린 아이스댄스 경기의 관중들을 모두 내보낸 후 싱글 경기를 예매한 관중들을 받으면서 많은 시간이 지체된 것.
아이스댄스와 여자 싱글 경기를 모두 예매한 관중은 나간 뒤 다시 줄을 서야 해 좋은 좌석에 앉을 수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날 두 경기 티켓을 모두 예매한 박장현씨(36)는 "하루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두 경기를 보려고 왔는데, 첫 경기를 마치고 퇴장 후 다시 입장해야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예매할 때 이같은 내용이 사전 고지되지도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두 경기 티켓을 모두 끊은 일부 관중의 경우 퇴장을 거부하거나 화장실 등에 몰래 숨는 등의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여자 싱글에서는 홈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신지아(16·영동중)가총점 191.83점으로 시마다 마오(일본·196.99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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