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된 내가 실망스러워"…자책한 이현중, 홀로 남아 추가 훈련
인도네시아와 아시아컵 예선서 12점 11리바운드
"모든 변명은 핑계일 뿐, 나만 잘하면 된다"
- 문대현 기자
(고양=뉴스1) 문대현 기자 = 남자 농구대표팀의 유일한 '해외파' 이현중(24·일라와라 호크스)이 인도네시아전에서 더 잘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이현중은 21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 인도네시아와 경기에 출전해 12점 11리바운드로 한국의 86-78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나 세부 기록은 좋지 못했다.
슈팅이 좋아 소속팀에서 슈터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날은 3점 슛을 11개 시도해 단 1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률이 9.1%에 그쳤다.
2m 장신으로 리바운드를 11개 따내긴 했지만, 냉정히 상대를 압도한 모습은 아니었다.
3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아 국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이현중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현중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 주셨는데 초반에 슛이 안 들어간 것이 다른 플레이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겨서 다행이긴 하지만,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일상고 졸업 후 곧바로 미국 NCAA 데이비슨대로 진학한 이현중은 미국 대학농구, 프로 하부 G리그, 호주, 일본 등 여러 리그를 경험했다.
선진 농구를 경험하며 성장했지만, 국내 팬들 앞에서 자신의 농구를 보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이날 경기를 더욱 기다렸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각에선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 누적, 또는 소속팀과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것에 대한 혼란으로 이현중의 부진을 대변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이현중은 이 모든 것이 핑계라는 입장이다.
그는 "그냥 내가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더 했어야 한다.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다. 나 자신이 실망스럽다"고 자책했다.
이어 "팀원들이 모두 이타적이다.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호주(7위)와 4차전을 치른다. 전력상 한국이 이기기 힘든 상대다. 현재 호주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현중은 "호주는 피지컬과 기술 모두 다 잘한다. 우리가 오늘처럼 박스아웃 하면 리바운드는 다 빼앗긴다고 봐야 한다"며 "작은 플레이도 모두 다 빨라야 한다. 심판 콜이 불리하더라도 팀 자체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가감 없이 자기 생각을 쏟은 이현중은 텅 빈 코트로 다시 돌아가 혼자 슛 연습에 몰두했다. 한참 굵은 땀을 흘린 후에야 코트를 빠져나갔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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