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상영 명예회장, 찾아뵙겠다' KCC 전창진 감독, 우승 후 묘소 참배

KCC 감독직 1년 더 유지

정상영 명예회장 묘소에 참배하는 KCC 코칭스태프. (KCC 농구단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9일 KCC 구단에 따르면 최형길 단장, 전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전날(8일) 고 정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았다.

전 감독은 지난 5일 수원 KT와 챔프 5차전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컵을 차지한 뒤 "내가 어려운 시절 감독 기회를 주신 고 정 명예회장님께 감사하다. 곧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는데 이후 사흘 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전 감독은 고 정 명예회장의 묘소 앞에 우승 트로피를 바치며 고개를 숙였다.

생전 정 명예회장은 농구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5-06시즌부터 다섯 차례나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고, KCC 구단의 선수 영입에도 투자를 지속했다.

현재 KCC가 허웅, 이승현, 라건아, 최준용, 송교창 등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정 명예회장부터 이어져 온 구단의 지원이 이어진 효과였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전 감독과 인연도 깊다. 전 감독은 과거 안양 KGC(현 정관장)를 이끌던 2015년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로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징계를 받으면서 커리어에 흠집이 크게 났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전창진 KCC 기술고문의 감독 등록 심의 관련 재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19.7.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그러나 이후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 조작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고, 단순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2019년 7월 KCC 사령탑으로 농구계에 복귀했다. 이때 전 감독의 손을 잡아준 이가 정 명예회장이었다.

전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 명예회장님은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분이다. 꼭 우승으로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록 정 명예회장은 2021년 1월 세상을 떠났지만 이후 3년여 만에 KCC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전 감독이 당당하게 트로피를 들고 묘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한편 전 감독은 기존 계약대로 2024-25시즌까지 KCC를 계속 맡는다. 전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 부진으로 팬들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자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을 암시한 바 있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SK, 원주 DB, KT를 연파하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구단에서도 전 감독이 계속 팀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기존 계약 내용을 이행하기로 했다.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KCC 전창진 감독이 손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5.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