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창단식 두 번 겪은 소노 주장 김강선 "이번에는 진짜 마지막이길"
2009년 대구 오리온스 입단 후 세 차례 팀명 변경
"이젠 소노 일원…좋은 지원,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 문대현 기자
(고양=뉴스1) 문대현 기자 = 새롭게 창단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주장 김강선(37)이 지난 아픈 기억들을 모두 털고 이제 농구에만 힘을 쏟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명소노그룹의 프로농구단인 소노는 20일 경기 고양 소노캄에서 구단 창단식을 진행했다.
소노는 지난해 8월 창단 이후 한 시즌만에 자금난으로 해체한 고양 데이원을 인수해 새로 창단한 팀이다.
지난해 데이원 소속으로 고양체육관에서 창단식을 가졌던 선수들은 1년 만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시 창단식에 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직을 맡은 김강선 역시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행사에 나섰다.
김강선은 2009년 대구 오리온스에 입단한 뒤 다른 팀으로 이적한 적 없으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1년 팀이 고양시로 연고 이전을 하면서 터전을 옮겨야 했다. 10년 넘게 고양 오리온 소속으로 뛰었으나 2022-23시즌을 앞두고 데이원이 오리온 구단을 인수했고 캐롯손해보험이 네이밍 스폰서로 붙으며 지난 시즌에는 고양 캐롯 소속이 됐다.
데이원과의 동행은 1시즌 만에 끝났다. 데이원은 자금난으로 올 초부터 선수단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6월 KBL로부터 제명됐다. 이 과정에서 김강선은 선수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처사를 알리기 위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당시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던 김강선은 이날은 밝은 모습이었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김강선은 감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만난 김강선은 새 구단 창단 소감을 묻자 "정말 이번이 내 마지막 창단식이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강선은 "좋은 곳에서 팀을 인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최근에 모그룹 소유의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는데 정말 시설이 좋아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부담이 된다기 보단, 그저 감사히 생각한다. 우리도 이제 소노 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노는 지난 시즌 데이원의 이름으로 6강 플레이오프(PO)를 넘어 4강 PO까지 진출했다. 비록 4강서 안양 KGC(현 정관장)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밀려 탈락했지만 얇은 선수층과 자금난을 극복한 결과라 의미가 컸다.
지난 시즌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원주 DB로 옮겨 전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김강선은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호언했다.
김강선은 "지난 시즌과 같이 김승기 감독님의 지도 아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금 국가대표로 나가 있는 선수들(이정현, 전성현)이 들어와서 다시 손발을 맞추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선은 누구보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아는 선수다. 고양 농구팬들은 지난 시즌 데이원 선수들이 식비 지원도 받지 못할 때 선수단을 향한 후원으로 힘을 보탰다. 데이원이 부족한 살림 속에서도 4강에 오른 것은 팬들의 힘이 분명 컸다.
김강선은 "힘든 시기에 팬들이 우리를 위해 밥까지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우리가 팬들께 감동을 드릴 의무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강선은 끝으로 "선수들이 기분이 좋아야 농구가 잘 되는데 좋은 지원 속에서 농구를 할 수 있어 잘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감독님이 지시하는대로 잘 따라서 올해도 팬들께 감동과 행복을 드리는 농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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