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호' 클로저 박영현으로 가닥…사령탑도 후배도 '엄지척'
류중일 "마무리는 삼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필요"
정해영, 유영찬, 김택연, 조병현 등 강력한 불펜진
- 이재상 기자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를 갖춰야한다."
류중일 감독이 2024 WSB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사실상 박영현(21·KT)을 낙점했다. 각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들이 모인 '류중일호'에서 박영현은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며 사령탑의 신뢰를 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전날(10일)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구장에서 열린 웨이쥔 드래건즈와의 연습경기에서 5-1로 완승했다. 한국은 윤동희(롯데)가 2회 결승 솔로포를 쳤고 김형준(NC)이 4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승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임찬규(LG)가 나와 2이닝을 던졌고 이후 11명의 투수가 나와 톈무구장 현지 적응에 나섰다.
대만전 선발 등판 후보인 고영표(KT)와 곽빈(두산)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가장 마지막에 누가 등판할지가 관심사 중 하나였다. 대표팀은 박영현을 포함해 유영찬(LG), 김택연(두산), 정해영(KIA), 조병현(SSG) 등 각 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선수들이 모두 모였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올해 66경기에서 10승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냈고 김택연은 3승2패 4홀드 19세이브, 유영찬은 7승5패 1홀드 26세이브를 기록했다. 조병현은 4승6패 12홀드 12세이브, 정해영은 2승3패 1홀드 31세이브를 마크했다. 선발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팀이지만 불펜만큼은 강력하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9회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박영현이었다. 앞서 지난 1일 고척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던 박영현은 이날도 마지막을 책임졌다.
사전 합의에 따라 웨이쥔전 9회는 무사 1, 2루에서 진행되는 승부치기로 펼쳐졌다. 박영현은 상대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의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나머지 두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150㎞에 가까운 강력한 직구에 웨이쥔 타자들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박영현의 투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 감독은 "승부치기에서 (박영현이) 잘 막아줬다"며 "결국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 역시 (위기에서) 삼진을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이날 등판했던 대표팀 막내 김택연도 박영현의 피칭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김택연은 "누가 팀의 마무리를 맡을 것 같은지"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박영현을 꼽았다.
김택연은 "당연히 (박)영현이 형이 할 것 같다"며 "큰 대회 경험도 많고, 지금 딱 봐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보여준다. 당연히 영현이형이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가 마지막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견인했던 박영현은 자신의 첫 프리미어12 출전에도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중요한 경기에서 더 끓어오른다. 가을야구나 큰 무대에서 막으면 더 뿌듯하다"고 강심장을 자랑했다.
한편 11일 휴식을 취하는 대표팀은 12일 1차전이 열리는 타이베이돔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한다.
한국은 13일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른다. '류중일호'는 이번 대회 B조에서 대만,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와 경쟁하며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4강전)에 진출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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