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보지말자" 김태형 감독의 한마디…나승엽 "꼭 승선 하겠다"
롯데 주전 1루수로 성장, 대표팀서 치열한 경쟁 중
류중일 감독 "정말 잘 치더라" 이례적 칭찬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우리 일찍 보지 말자."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내야수 나승엽(22·롯데)에게 전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뼈 있는 한마디다.
나승엽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으로 들어오기 전 (김태형)감독님께서 '일찍 보지 말자'고 말씀해 주셨다"며 "'떨어지면 바로 합류할 준비하라'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라'고 해주셨다.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감독님, 코치님들도 더 뿌듯할 것이다. 꼭 승선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2021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올해 비로소 빛을 봤다. 팀의 주전 1루수로 121경기에 나와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0.411에 장타율 0.469를 더한 OPS가 0.880으로 준수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무엇이든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힘들 때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귀를 닫고 혼자서 하려고 하면 더 내려가게 된다. 피드백을 많이 들으면서 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190㎝의 좋은 체격에 우투좌타인 나승엽은 전문 1루수가 없는 대표팀에서 유력한 1루 후보로 꼽힌다. 문보경(LG), 송성문(키움) 등 멀티 플레이어가 있으나 꾸준히 1루를 본 선수는 나승엽이 유일하다.
그는 "전문 1루수가 없다지만 1루를 볼 수 있는 자원들이 많기 때문에 나도 계속해서 더 연습하며 집중하려고 한다. 긴장도 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타자들에 대한 질문에 나승엽과 이주형(키움) 2명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류 감독은 "(나) 승엽이 타구가 정말 좋다. 잘 치더라"고 칭찬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시즌을 마치고 짧은 휴식 후 팀에서 마무리 캠프를 하다 와서 계속 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몸도 잘 만들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키"라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일종의 겸손함이다. 나승엽은 "다들 너무 잘 한다"며 "내가 키는 꿀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프로필상 190㎝로 야수 중에서 가장 큰 신장을 자랑한다.
지난해 APBC에 이어 2년 연속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그는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나승엽은 "지난해는 전역하고 바로 와서 긴장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정규시즌과 다른 느낌이다. 올해 프로야구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대표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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