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 공 던지러 간 임찬규 "태극마크, 자부심이고 명예"

류중일 감독 호출에 곧바로 지방서 올라와 몸 체크
"가을야구 때 좋은 흐름 이어갈 것"…올해 PS서 3승

30일 고척 스카이돔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임찬규. ⓒ News1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부상을 입은 원태인(삼성)의 대체선수로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우완 임찬규(32·LG)가 태극마크를 향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류중일 감독의 전화를 받자마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밤 10시에 잠실구장으로 향했을 만큼 의욕적이다.

임찬규는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예비 명단에 없어서 예상 못 했는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가을야구에서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원태인이 부상으로 내려간 뒤 곧바로 류중일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김태균 야구 캠프'를 위해 충남 지역에 있었던 그는 류 감독에게 "던질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그는 "오후 10시에 잠실구장에 도착해 곧바로 공을 좀 던져봤다"며 "일주일 정도 쉬었기 때문에 정확한 몸 상태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생각보다 괜찮더라. 감독님께는 일단 '괜찮다'고 했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후 6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발탁된 임찬규는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4승(3패), 올해 10승(6패)을 올리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팀 내 토종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고, 유독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약했던 징크스도 깨뜨렸다.

임찬규는 LG에서 치른 올 가을야구 3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1년 데뷔 후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 선발승과 함께 LG 선수 최초로 가을야구 선발 3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임찬규는 "큰 경기에서 괜찮았기 때문에 의심보다는 자신감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일주일을 쉬었지만, 그때의 좋은 흐름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했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4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를 삼진아웃 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어 "대표팀은 선수에게 자부심이자 큰 명예"라면서 "구단(LG)의 팬들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팬들이 다 지켜보기 때문에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이 마냥 좋았는데 이제는 더 진지하게 다가가려 한다"며 "원래 이 자리도 원태인 선수의 자리다. 그런 것에 대한 무게도 느끼면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속팀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는 포수 박동원(LG)과 배터리를 맞춘다는 것도 임찬규에게는 호재다.

그는 "동원이형이 날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다른 것 생각 안 하고 사인 주는 대로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야구 선수들에게 로망인 도쿄돔(슈퍼 라운드 개최지)도 그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임찬규는 "잘 던져서 1차 예선을 통과해서 도쿄돔까지 꼭 갔으면 한다. 그것에서 한번 던져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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