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 예상 깨고 준우승…'성공적 세대 교체' 삼성, 강팀 뼈대 세웠다
초반 부진 털고 약진…PS선 코너·구자욱 없이 분전
마운드에선 원태인, 내야진 김영웅·이재현 성장
- 문대현 기자
(광주=뉴스1) 문대현 기자 =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의 벽에 막히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하지만 결코 실패라고 말할 수 없는 시즌이다.
당초 5강도 어렵다던 평가를 뒤엎고 정규시즌을 2위를 마친 삼성은 밝은 미래를 기대케 하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신바람 나는 시즌을 보냈다.
삼성은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IA와 원정경기에서 5-7로 졌다.
이로써 삼성은 1승4패로 시리즈를 마무리,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천으로 인한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사흘에 걸쳐 열린 1차전에서 1-5로 패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삼성에게 2024시즌은 값진 시간이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삼성을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지난 2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전력에서 변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은 우승 공약에 대한 질문조차 받지 못했다.
FA 시장에서 셋업맨 임창민과 마무리 김재윤을 영입했으나, 타선의 활약이 뒷받침될지는 미지수였다. 출발도 너무 좋지 않았다. 삼성은 KT와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후 8연패(1무 포함)에 빠지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이후 5연승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미끄러졌던 삼성은 8월 들어 다시 힘을 냈다. 세 차례 4연승, 한 차례 3연승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으며 다시 2위로 상승했고, 1위 KIA를 압박했다.
원태인(15승6패), 코너 시볼드(11승6패), 데니 레예스(11승4패)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굳건하게 돌아갔고, 베테랑 임창민과 김재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보였다.
야수 중에서는 주장 구자욱(33홈런)을 필두로 김영웅(28홈런), 박병호(22홈런), 이성규(21홈런) 등 4명이 20홈런 이상을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포수 강민호(19홈런)도 초반 시련을 딛고 부활했다.
비록 시즌 막판 KIA와 맞대결을 이겨내지 못하며 1위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일찌감치 2위를 확정 짓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주장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후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리를 보는 시선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평가를 뒤집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삼성은 코너를 비롯해 최지광, 백정현이 부상으로 줄줄이 빠지며 마운드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러나 타선의 힘으로 이겨내며 LG를 3승1패로 제압했다.
대부분이 KIA의 우세를 점쳤던 한국시리즈도 출발은 대등했다. 삼성은 1차전 6회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전까지 1-0으로 앞서면서 KIA를 압박했다. 만약 첫판을 삼성이 잡았다면 시리즈 흐름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화력을 앞세워 승리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많았던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시리즈 도중 원태인, 강민호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삼성은 결국 그 공백을 메꾸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선수층이 탄탄한 '최강 전력' KIA를 상대로 선전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정규시즌의 성적까지 포함하면 후한 점수가 아깝지 않은 삼성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KIA와 동등한 전력으로 상대했어야 하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그만큼 선수들이 올 시즌 잘 뛰어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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