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던질 수 있는데…'5이닝 66구' 삼성 원태인, 야속한 비에 '한숨'[KS1]

무실점 호투했지만 폭우로 인해 '스톱'
박진만 감독 "재개된 경기는 등판 못해"

2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기아 김선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4.10.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광주=뉴스1) 서장원 기자 =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팀 타율 1위' KIA 타이거즈 타선을 압도하며 5회까지 66구만 던지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경기가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원태인의 투구도 '스톱'됐다.

원태인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회까지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15승(6패)을 거두며 곽빈(두산 베어스)과 공동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정규 시즌 KIA와 2번 붙었는데,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25로 잘 던졌다.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역투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탠 원태인은 KS에서도 팀의 1선발 중책을 맡았고 다시 '호랑이 사냥꾼'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오후 6시 30분 시작 예정이던 경기가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66분이나 지연 시작했고, 개시 후에도 계속 비가 내려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원태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2회 2사 후 김선빈에게 큼지막한 3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최원준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3회에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박찬호를 삼진,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2루수 플라이로 아웃시켜 실점하지 않았다. 4회 역시 2사 1, 2루에서 최원준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4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기아 최원준을 땅볼 처리 후 기뻐하고 있다. 2024.10.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원태인은 5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는데, 6회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6회초 삼성 공격 때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심판진이 우천 중단을 선언한 것.

빗줄기가 약해지길 기다렸지만 그치지 않았고, 결국 심판진은 경기 중단 45분 만에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중단된 게임은 하루 뒤인 22일 오후 4시 재개된다.

그러나 이미 66구를 던진 원태인은 재개되는 경기에 등판이 불가능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은 더 이상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전 "원태인이 충분히 쉬었으니 100~110구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박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도 차질이 생겼다.

2차전 등판은 물론이고 22일 예정된 경기가 비로 순연된다고 해도 원태인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결국 삼성으로선 원태인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소진한 상황이 됐다. 삼성뿐만 아니라 KS에서 모든 걸 쏟아붓고자 했던 원태인 스스로에게도 아쉬움만 남았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