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이어 또…KT, 치명적 실책에 스스로 무너졌다[준PO3]

2차전 4실책 자멸, 3차전도 '1실책' 후 역전 홈런
3회 김상수 본헤드플레이·5회 장성우 포일 등 자멸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초 1사 1,2루 LG 오스틴이 홈런을 치고 홈으로 향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선수 본인들이 더 잘 알지 않겠나."

3차전을 앞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수비 실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앞서 열린 2차전에서 무려 4개의 실책으로 스스로 무너졌는데, 이 감독은 이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깨달은 바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사령탑의 바람과 달리 3차전에서도 또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이 나왔다. 기록된 실책은 한 개뿐이었지만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긴 결정적인 것이었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여러 번 나와 불안감을 드리웠다.

그렇게 KT는, 실책으로 2경기를 연거푸 내줬다.

KT는 8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1차전을 잡고 기세를 올렸던 KT는 내리 2경기를 내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KT로선 아쉬운 한판이었다. 1승1패의 균형을 이룬 채 홈으로 돌아왔지만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2회와 3회 1점씩을 내줬지만 타선이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3회말엔 2점을 내 3-2 역전에 성공했다. 흔들리던 벤자민도 4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문제는 5회였다. 벤자민이 여기까지 책임지면 이후엔 소형준을 필두로 김민수, 김민, 박영현을 차례로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리드한 채 마치는 게 매우 중요했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4.10.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그런데 허무한 장면이 나왔다. 벤자민은 선두타자 문성주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1루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무난한 뜬공이었는데, 1루수 오재일이 이를 잡지 못했다.

문성주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왔고, 벤자민은 다음 공을 볼로 던져 출루를 허용했다.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됐다. 벤자민은 홍창기를 2루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았지만 신민재에게 안타를 허용해 1, 3루에 몰렸다.

여기서 등장한 타자는 오스틴 딘. 오스틴은 작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벤자민에게 3점홈런을 때린 바 있는데, 이번에도 또 한 번 같은 장면이 재현됐다. 앞선 2타석에서 오스틴을 잘 막았던 벤자민은 최대 위기에서 오스틴을 넘지 못했다.

순식간에 3-5 역전이 되면서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벤자민의 실점은 5실점. 이 중 실책에 의한 실점으로 1점이 빠졌지만, 사실상 오스틴에 맞은 3점홈런 전부가 실책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초 1사 1,2루 상황 LG 오스틴이 kt 벤자민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KT는 이 장면 외에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이 많았다. 3회엔 1사 1,3루에서 오스틴을 삼진 잡은 동시에 1루 주자를 런다운에 걸리게 했는데 2루수 김상수가 3루 주자를 신경 쓰다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오스틴의 삼진으로 2아웃이 됐기에 3루 주자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음에도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추가 실점이 나오진 않았지만 벤자민의 투 투구 수는 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5회 오스틴의 3점홈런이 나온 뒤에도 박동원을 삼진 잡은 뒤 포수 장성우의 패스트볼이 나와 '낫아웃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역시 실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보는 이, 특히 마운드 위의 투수로선 불안감을 지우기 어려웠다.

1차전 승리로 잔뜩 기세를 올렸던 KT지만, 불안한 수비로 2, 3차전은 허탈하게 내줬다. 작년 한국시리즈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야심 찬 꿈도 사그라들게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