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지만 3팀에 상대전적 열세…강팀에 더 강했던 KIA
두산·SSG·롯데에 열세 확정…2005년 삼성 이후 19년 만
SSG 탈락시 사상 첫 PS 탈락 2팀에 열세보인 1위로 기록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정규리그에서 가장 강한 위용을 자랑했지만, 상대했던 9팀 중 3팀에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다.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썼다.
27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KIA는 시즌 전적 85승2무55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78승2무63패)와는 7.5게임차로, 정규시즌 우승은 이미 확정 지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6할 승률을 넘긴 KIA는 올 시즌 가장 강한 팀이다. 팀 타율이 유일하게 3할을 넘겼고, 팀 평균자책점은 유일하게 4.5 미만이었다. 투타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덕에 주전들의 부상 이탈 등 숱한 위기도 극복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리그 최고의 팀' KIA가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인 팀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단일리그로 치러졌던 34시즌을 살펴보면, 1위 팀도 통상 한 개 팀 정도에 열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모든 팀에게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던 사례는 1991년 해태(KIA 전신), 1994년 LG, 2002년 삼성, 2004년 현대, 2008년 SK, 2010년 SK 등 6번뿐이었다.
두 팀 이상에게 열세를 보인 사례도 많지는 않았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LG(KIA·NC에 열세)를 포함해 8번 있었다.
그런데 올 시즌 KIA는 무려 3팀에 열세가 확정됐다. KIA는 4위 두산에 6승1무9패로 밀렸고, 5위 싸움 중인 SSG엔 6승10패로 뒤처졌다. 포스트시즌 좌절이 결정된 롯데와는 한 경기가 남았지만 이미 6승1무8패로 열세가 확정됐다.
단일리그 1위 팀이 3개 팀에게 열세를 보인 경우는 지금껏 단 한 번, 2005년의 삼성이 유일했다.
삼성은 당시 2위 두산에 8승1무9패, 3위 SK에 7승2무9패로 밀렸고 7위에 머문 현대에게도 8승1무9패에 그쳤다. 그럼에도 5위 롯데(14승4패), 최하위 KIA(15승3패) 등에 많은 승수를 쌓은 덕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올해의 KIA는 19년 만에 삼성의 사례를 재현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KIA는 강팀에게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KIA 역시 9위 NC(11승4패), 최하위 키움(11승5패)에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그보다 상대 전적이 더 좋았던 팀은 2위 삼성, 3위 LG였다. 삼성엔 12승4패, LG엔 13승3패로 압도했다.
올 시즌 KIA는 선두를 달리다 삐걱대는 순간에도 2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다시 힘을 내곤 했는데, 상대 전적에서도 정확히 드러나고 있다. 팬들은 '호랑이 꼬리잡기의 저주'라고 흥미롭게 바라봤다.
이런 부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단식'으로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2위 삼성과 3위 LG는 상대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압도했기에 KIA의 입장에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다만 SS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썩 달갑지 않은 '최초 기록'의 보유자가 된다. 2005년 삼성의 경우 3개 팀에게 열세를 보였지만 이 중 포스트시즌 탈락 팀은 현대 하나뿐이었다.
반면 KIA의 경우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롯데에 열세인데, SSG마저 떨어질 경우 1위 팀이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2개 팀에게 열세를 보인 최초 사례가 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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