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20홈런 문보경 "4번 타자 영광스럽다, 높은 곳까지 오르겠다"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4번 타자 문보경(24)이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는 "중요한 (4번) 타석을 맡겨 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3위로 가을야구를 가더라도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문보경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문보경의 활약 속에 LG는 두산을 9-5로 꺾고 3위 굳히기에 나섰다.

특히 문보경은 1-0으로 리드하던 1회말 무사 2,3루에서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월 3점포를 때려냈다. 비거리 110m의 시즌 20호 홈런.

2021년 1군에 데뷔한 문보경은 지난해 커리어 최다인 10홈런을 때려냈고 이번 시즌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문보경은 후반기부터 중심타자를 상징하는 4번까지 맡으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문보경은 "중요한 자리(4번)을 맡겨 주셔서 영광스럽다. 최선을 다해서 그 자리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 장타를 많이 쳐서 팀에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팀의 중책을 맡고 있음에도 문보경은 오히려 담담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는 "부담감은 딱히 없었고 늘 똑같이 나서고 있다"면서 "내가 거포형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잠실구장이라 홈런이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은 이날까지 팀이 치른 140게임 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전날(21일) 더블헤더까지 소화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어제 더블헤더를 그런지 오늘은 많이 좀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감독님께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고 쉬라고 하면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책임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던 문보경은 다가올 11월 WSBC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문보경이 뛰는 3루수로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등 쟁쟁한 후보들이 버티고 있다.

그는 태극마크를 향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문보경은 "난 1루수도 가능하다"고 웃은 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도 1루수로 갔다 왔다. 2루수도 연습해서 꼭 나가고 싶다"면서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경험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를 통해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차명석 LG 단장이 부임한 2019시즌부터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다.

지난해 우승을 경험했던 문보경은 사실상 3위를 확정한 상황에서도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1군에 온 뒤 매년 가을야구를 가고 있는데 3위로 시작했다고 거기서 끝나는 법은 없다"며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가을야구 준비를 잘해서 최대한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