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연속 '선발 조기강판'…두산, 불펜진 과부하 우려 커진다
전반기 불펜 소화 이닝 압도적 1위…최지강 어깨 통증으로 이탈
선두 KIA와 5.5경기 차…불펜 과부하 계속되면 선두 경쟁 어려워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시작부터 선발 투수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은 지난주 치른 5경기에서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버틴 적이 한 번도 없다. 아무리 불펜이 강점인 팀이라지만 선발진이 계속 이른 시기에 무너진다며 불펜에 과부하가 올 수밖에 없다.
아직 선두 KIA와 5.5 경기차밖에 나지 않지만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선두 경쟁에서도 밀릴 위험이 있다.
두산은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맞은 후반기 5경기에서 2승 3패를 거뒀다. 아쉬운 성적인데, 선발진이 무너진 탓이 크다.
해당 기간 두산은 김민규, 김유성, 곽빈, 시라카와 게이쇼, 조던 발라조빅을 차례로 내세웠지만 이들 중 5이닝 이상을 책임져 준 선발은 한 명도 없었다.
김민규와 김유성은 KT 위즈를 상대로 각각 2⅓이닝 5실점(10일), 2이닝 1실점(11일)으로 무너지며 3회를 채 넘기지 못했다. 전반기 막판 휴식을 취한 토종 에이스 곽빈마저 1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피안타 5개(피홈런 1개)와 사사구 4개를 내주며 6실점(5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새 외국인 투수 두 명의 부진도 뼈아프다. 브랜든 와델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팀에 합류한 시라카와는 13일 삼성과 두산 데뷔전에서 3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4실점(2자책)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야수의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불운을 겪긴 했지만 사사구 6개를 범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그나마 라울 알칸타라 대신 팀에 합류한 발라조빅은 14일 삼성과 경기에서 4⅔이닝 1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5회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의 조기 강판이 잦자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14일 삼성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매 경기 5명 이상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특히 이병헌과 이영하는 3연투를 소화했다.
전반기에도 선발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은 불펜진이 버티며 선두 싸움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두산 구원진이 소화한 이닝은 16일 기준 391이닝으로 2위 SSG 랜더스(368⅔이닝)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1위다.
보통 무더위가 한창인 7~8월에 불펜진이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두산의 현재 순위도 위태롭다. 신호는 오기 시작했다. 불펜의 핵심축인 최지강은 전날 우측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1군에서 말소됐다. 불펜진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선발진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그래도 곽빈과 시라카와는 전반기에 보여준 것이 있는 만큼 일시적 부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4, 5선발 임무를 수행하는 토종 선발 투수들은 분발해야 한다. 최원준, 최준호, 김동주, 김유성, 김민규 등이 번갈아 등판하고 있지만 기복 있는 투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투수는 아직 없다.
두산 입장에서는 불펜의 과부하를 막고 후반기에도 선두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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