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로 앞서다 노게임'…삼성 박진만 감독 작심발언 "선수들만 피해"
29일 KT에 7-1로 앞선 4회말 비로 경기 취소 결정
"경기 시작 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아쉬움 토로
- 문대현 기자
(수원=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29일 KT 위즈전 도중 앞선 상황에서 비로 경기가 취소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SOL뱅크 KBO리그 KT와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상황을 복기했다.
29일 수원 지역에는 오후 8시 전후로 비 예보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열리는 5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은 활발한 공격력으로 KT를 압도했고 4회초까지 7-1로 앞서갔다. 그러나 6시20분이 넘어가며 빗줄기가 거세졌고 1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된 끝에 심판진은 우천 취소를 결정했다.
박 감독은 "경기 시작 전에는 일기 예보와 관계없이 시작하지 않았나. 그런데 결국 비로 중단이 됐다"며 "경기가 멈췄을 때 빗줄기가 약해진 순간에 경기를 재개할 수도 있었으나 저녁에 더 큰 비가 예보돼 있어 결국 취소됐다. 우리로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 레이더에 비 예보가 있었다면 경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경기 시작 전에는 경기감독관이 판단하고 경기 도중에는 심판진이 판단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전과 시대가 많이 바뀐 만큼 앞으로는 달라졌으면 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전날 삼성은 구자욱과 강민호가 멀티 히트를 치는 등 맹타를 휘둘렀고 선발로 나선 백정현은 3⅓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으나 비로 모든 기록이 날아갔다.
박 감독은 "어제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한 것이 무위에 그치면서 현장의 선수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오늘 2차전은 뜻하지 않은 '불펜 데이'로 진행해야할 것 같다"고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이날 1차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삼성 선발 원태인과 KT 타자 오재일의 맞대결이다.
원태인은 오재일이 두산에서 뛰던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오재일에게 13타수 8안타 5홈런 15타점을 허용했다. 이후 오재일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맞붙을 기회가 없었으나 지난달 박병호와 트레이드로 KT로 가면서 다시 적이 됐다.
오재일은 삼성을 떠나기 전 원태인에게 "넌 이제 죽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다시 겨뤄보자"고 농담 섞인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원태인과 오재일 간 승부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원태인과 오재일이 같은 팀에서 훈련하면서 서로 삼진도 잡고, 홈런도 치는 등 주고받았었다. 서로 장단점을 다 파악하고 있는 사이"라며 "그때는 연습이고 이제는 실전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eggod61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