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베이징 金' 합작한 김경문과 지략 대결…이승엽 "꿈이 현실로"

11일 잠실구장서 두산과 한화 맞대결
승리만 집중 "냉정하게 팀만 생각할 것"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왼쪽)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뉴스1 DB ⓒ News1 DB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스승'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재회를 반기면서도 첫 사령탑 대결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이승엽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 앞서 1루 더그아웃을 가득 채운 취재진을 보며 "역시 김경문 감독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감독님은 내게 늘 감사한 분"이라고 웃었다.

양 팀의 두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16년 전 개최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신화'를 합작했다. 그때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이승엽 감독은 4번 타자로 한국 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이승엽 감독을 4번 타자로 중용하는 뚝심을 발휘했고, 이승엽 감독은 대회 최대 고비였던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8회 역전 투런포를 터뜨려 그 믿음에 보답했다.

두 사람이 사령탑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김경문 감독은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현장을 떠나 있었고, 이승엽 감독은 2022년 말 두산의 지휘봉을 잡아 감독으로서 첫발을 뗐다.

하지만 한화가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면서 두 감독의 만남이 성사됐다. 두산은 KT 위즈, NC 다이노스에 이어 김경문 한화 감독의 세 번째 상대다.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김경문 감독과 사령탑으로 맞붙을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김경문 감독님과 재회를 상상해왔다. 늘 (감독을 교체하려는 팀의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나.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3대1 승리를 거두고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는 모두 웃을 수 없다. 선두 LG 트윈스를 바짝 쫓는 3위 두산은 물론,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7위 한화도 1승이 간절한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상대팀 사령탑으로 마주하는 만큼 냉정하게 팀만을 생각하며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두산은 9일 김유성에 이어 10일 최준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선발 두 자리가 비었다.

이승엽 감독은 "김유성은 최근 2경기에서 제구 문제를 드러내 2군으로 보냈다. 최준호는 4월 말부터 선발 투수를 맡아왔는데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 열흘 동안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은 선발 두 자리는 김동주와 최원준이 맡을 예정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