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IA, 선두 수성 '비상등'…한화, 꼴찌 추락 위기

[프로야구 인사이트] KIA, 2위 NC에 1경기 차로 쫓겨
9위까지 밀린 한화, '3연승' 최하위 롯데와 맞대결

2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철옹성처럼 선두를 지키던 KIA 타이거즈가 흔들리고 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NC 다이노스가 바짝 따라붙으며 호시탐탐 1위를 넘보고 있다.

한때 순위표 맨 위에 올라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었던 한화 이글스는 기나긴 부진 끝에 9위까지 추락했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돼 최하위로 미끄러질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독주 체제 깨진 KIA, 1위 자리도 불안

KIA는 지난주 KT 위즈, 한화 등 하위권 팀을 만나 2승3패로 주춤했다. 5경기에서 홈런 9개를 터뜨리고 팀 타율 0.306으로 여전히 뜨거운 타격을 자랑했지만, 실책이 7개가 나올 정도로 수비가 엉성했다. 특히 2일 KT전에서는 실책 5개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4월 9일 순위표 맨 위에 오른 KIA는 한 달 동안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2위를 4경기 차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4월 26~27일 LG 트윈스에 연이어 역전패당한 뒤 기세 좋던 흐름이 끊겼다.

고비도 찾아왔다. KIA는 7~9일 3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3연전을 펼친 후 10~12일 4위 SSG 랜더스와 광주 3연전을 치른다.

KIA는 삼성과 3경기 차, SSG와 4경기 차다. 이번 시리즈 결과에 따라 선두를 뺏기는 것은 물론 더 밑으로 추락할 여지가 있다. 호랑이 군단으로선 어떻게든 '추격 그룹'을 따돌려야 한다.

KIA는 기복이 있지만 그래도 폭발력을 갖춘 타선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여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선발진도 든든하기만 하다. 양현종은 1일 KT전에서 9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개인 통산 9번째 완투승을 거뒀고,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도 다른 구단과 비교해 가장 안정감 있는 외국인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중이다.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NC 강인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1위 보이는 NC, 선발진 안정화 필요

어떻게든 2위 자리를 지켜낸 NC는 다시 선두 자리를 노린다.

롯데와 낙동강 더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둔 NC는 LG 트윈스에 1승2패로 밀렸지만, 곧바로 SSG를 상대로 2승을 수확했다. 안 좋은 흐름을 빨리 끊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NC의 강점이다.

최근 NC는 타선의 힘으로 승수를 쌓았다. SSG와 2연전에서는 안타 26개와 4사구 23개를 얻어내며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다. 주장 손아섭은 주간 타율 0.500(24타수 12안타)에 9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KIA의 턱밑까지 따라붙은 NC는 이번 주 들어 KT를 수원에서, 삼성을 창원에서 차례로 만난다. NC로선 1위 도약의 기회이면서 최소 2위 사수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11경기에서 8승(3패)을 올린 KT는 다소 껄끄러운 상대다. 또한 삼성은 원정 승률이 0.737(14승1무5패)에 달할 정도로 적지에서 매우 강하다.

NC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발진부터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NC는 주간 선발 평균자책점이 5.40에 그쳤다.

4월 30일 LG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이재학만 자기 몫을 다했을 뿐, 다른 선발 투수들은 부진했다. 대니얼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는 대량 실점을 했고 김시훈과 신영우는 5이닝도 못 던졌다.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재학이 등판을 한 차례 쉬어가기 때문에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최원호 감독이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날개 잃은 독수리…한화, 최하위 추락하나

올 시즌 5강 후보를 넘어 우승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평가받은 한화는 한 달 만에 돌풍이 사라졌다.

한화는 4월 4일 개막 후 10경기에서 8승(2패)을 쓸어 담으며 1위에 올랐지만, 이후 25경기에서 겨우 6승(19패)만 챙겼다. 순위는 9위까지 내려갔고, 최하위 롯데와 승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독수리 군단은 투타가 완전히 붕괴했다. 4월 5일 이후 한 달간 팀 평균자책점 9위(5.93), 타율 10위(0.243)로 부진하다. 이 기간 홈런은 16개로 가장 적었고, 도루 성공률도 53.3%로 '뛰는 야구'도 안 됐다. 여기에 수비까지 구멍이 뚫리면서 과거의 무기력한 한화의 모습을 보인다. 부진이 길어지자, 최원호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한화 팬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화는 7~9일 부산에서 롯데와 3연전을 펼친다. 이 3연전에서 한화가 싹쓸이 패를 당할 경우 최하위가 바뀌게 된다. 한화와 달리 롯데는 장타력이 살아나면서 3연승으로 흐름이 좋다.

어린이날 등판이 미뤄진 류현진의 한 주의 시작을 책임질 텐데,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 후 시범경기에서 롯데를 한 번 상대해 5이닝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부산 원정을 마친 뒤에는 7위 키움 히어로즈와 대전에서 격돌한다. 키움도 한화 못지않게 급추락하고 있지만, 한화가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한화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은 싹쓸이 패를 당한 4월 5~7일 키움과 고척 3연전이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