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2홈런 7타점' 한유섬 "어안이 벙벙…좋은 기세 계속 잇고 싶다"

4회 3점포, 8회 만루포로 두산 격침
이숭용 감독 "유섬이 살아나자 팀 더 강해져"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2024.4.2/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베테랑 외야수 한유섬(35)은 지난 2023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시즌 중반까지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초반 9경기에서 4홈런으로 중심타선으로서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특히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홈런 2개에 7타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SSG는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13-6으로 크게 이겼다.

선발 송영진이 2⅔이닝 동안 4실점 하며 조기 강판했으나 최정, 박성한, 한유섬, 하재훈의 홈런포 덕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은 한유섬이다. 그는 2-4로 밀리던 4회 무사 1, 3루에서 역전 스리런을 날렸다. 8-6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쥐고 있던 8회에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으로 두산을 침몰시켰다. 한유섬의 개인 통산 9번째 그랜드슬램.

5타수 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한 한유섬은 이날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되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한유섬은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안이 벙벙하다"고 수줍게 웃었다.

한유섬은 "두 타석 모두 3루에 주자가 있어서 희생플라이라도 쳐서 기회를 연결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중심에 잘 맞아서 홈런이 됐다. 오랜만에 1경기 홈런 2개를 쳐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유섬은 이 경기 전까지 홈런은 2개가 있었으나 타율은 0.138로 좋지 않았다. 이날 활약으로 0.206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작년 초반에 극도로 부진했을 때 마음이 조급했었는데 그런다고 달라지는 게 없더라"며 "올해도 기록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선배들이 늘 '잘하는 선수는 부진해도 결국엔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고 하는데 내가 조금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니 여유 있게 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4연승에 성공한 SSG는 현재 6승3패, 4위에 자리 잡고 있다. 시즌 전 5강 후보로 지목받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유섬은 "지금은 초반이니 순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모두 1경기 1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라며 "야구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나도 지금 좋은 감각을 계속 잇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승장 이숭용 감독은 "오늘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한)유섬이다. 그동안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했는데 오늘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섬이가 살아나면 우리 팀은 더욱 강해진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