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열사'로 불린 오재원의 끝없는 추락…막말 구설에 이어 마약까지
두산 왕조 주역이나 은퇴 후 부적절 언행으로 논란
'마약투약·대리처방 혐의' 일부 시인, 명성 와르르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은퇴 후 가벼운 언행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던 전 야구선수 오재원(39)이 이번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본인이 관련 혐의를 일부 인정한 상태다. 과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인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오재원이 자신이 받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대리 처방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오전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해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포착한 뒤 지난 19일 오후 신병 확보를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
경찰은 20일 오후 오재원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1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야탑고-경희대 출신의 오재원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22년까지 '원 클럽맨'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2016, 2019)에 기여했으며,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엔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리더십을 자랑했다.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뽑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12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3으로 뒤지고 있던 9회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며 역전의 발판을 놨다.
오재원은 한국이 4-3으로 역전한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섰는데 외야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화려한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비록 타구는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혔지만, 일본의 기를 죽이는 행동으로 팬들로부터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호감형 선수가 된 오재원은 2022년 10월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화려한 은퇴식을 치르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해설위원 등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며 새출발했다. 그러나 가벼운 언행으로 계속 논란을 일으켰다.
오재원은 2023시즌 중계방송 중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양창섭이 SSG 랜더스 타자 최정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이건 대놓고 때린 것"이라며 고의성을 주장했다.
이후 양창섭이 SNS에 불쾌하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는데 오재원 역시 양창섭을 저격하는 글로 맞대응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에 앞서서는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박찬호를 싫어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또 잡음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오재원의 행동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이어졌고 결국 스스로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방송계를 떠났다.
오재원은 최근까지 서울 모처에서 야구 교실을 운영하며 조용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이 아닌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아직 최종적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혐의를 일부 시인하면서 그동안 쌓았던 명성이 한 방에 무너졌다. 좋아하지 않는 팬들 뿐 아니라 열성팬도 적잖았던 오재원이지만,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됐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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