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박찬호, 서울시리즈 시구…'전 동료' 로버츠 감독과 뜨거운 포옹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MLB 통산 124승 기록
'후배 빅리거'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시포 맡아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51)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인 서울시리즈에서 멋진 시구를 했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첫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당시 사용하던 낡은 글러브를 가져온 그는 마운드에 올랐고,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유니폼이 함께 디자인된 유니폼을 착용했다. 그리고 관중들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시포를 한 김하성(샌디에이고)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다.
역대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의 시구자로 박찬호보다 잘 어울리는 인물은 없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선구자' 박찬호는 1994년 한양대를 중퇴하고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뒤 2010년까지 17년간 빅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76경기 1993이닝을 소화하며 124승98패 2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124승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아시아 투수 최다승'이다.
박찬호는 이날 시구에 앞서 "오늘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단지 시구 하나 던지는 것인데 마치 한 경기 전체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긴장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30년 전에는 이런 일들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어렵게만 느껴졌다"면서 "돌이켜보면 그런 일들을 통해 내가 성장했고, 그 결실이 한국 야구의 발전과 30년 후 이런 역사로 이어진 것 같아 감명 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구를 마친 박찬호는 김하성을 포옹하며 격려했다. 이어 1루측 다저스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얼싸안았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박찬호는 그라운드에서 빠져나갔다.
박찬호는 현역 시절 2005~2006년 샌디에이고에서 로버츠 감독과 함께 뛴 인연이 있다. 로버츠 감독은 앞서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선구자였고 최고의 스타였다"며 "옛 동료를 그의 고향에서 재회하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는데, 이날 박찬호와 반갑게 다시 만났다.
한편 가수 박정현은 이날 경기에 앞서 한미 국가인 애국가와 별이 빛나는 깃발을 불렀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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