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전술 안 통했다…ML 잔류 원하던 류현진, 한화로 방향 튼 배경

박한 계약 조건에 FA 협상 길어져
꾸준히 대화한 한화로 최종 결정

한화 복귀가 확정된 류현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코리안 몬스터'가 류현진(37)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왔다. 우선 순위는 메이저리그(MLB) 잔류였으나 예상외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KBO리그 복귀를 택했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투수다.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휩쓸었다. 시작부터 엄청난 센세이션이었고 이후 줄곧 정상을 지켰다.

미국에서도 통했다. 그는 2013년 MLB 진출 후 11년간 통산 186경기(185선발·1055⅓이닝) 78승4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 WHIP 1.18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22년 중반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탓에 지난해에는 11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데 그쳤으나 여전히 공의 위력이 있어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2023시즌을 끝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달러 FA 계약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MLB에 남는 것을 목표로 새 구단 찾기에 나섰다.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도 MLB 잔류에 무게를 뒀다.

이 과정에서 토론토, 캔자스시티 로열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연결됐다.

보라스는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2월 중순까지 '기다리기 전략'을 쓰면 빅리그 잔류를 꾀했는데, 상황은 뜻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미국 야구 중계사인 벨리스포츠의 재정 위기로 각 구단의 씀씀이가 줄면서 류현진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특히 최근에는 보라스가 샌디에이고와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지만 계약 조건의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되면서 원하는 조건으로 MLB에 남는 것이 어려워졌다.

과거만큼 미국에서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한 류현진의 최종 선택은 KBO리그 복귀였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 류현진이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 자체 청백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2.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는 국내 복귀 시 반드시 원소속 구단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류현진의 선택지는 한화밖에 없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줄곧 류현진 측과 대화하며 복귀를 타진해 온 한화는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공 들인 결실을 맺었다.

'에이스' 류현진의 가세로 한화는 단숨에 5강 전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원투 펀치로 준수한 활약을 했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가 여전하고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뛰어난 젊은 투수들도 있어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변신했다.

2018년 이후 5년 동안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한화는 에이스의 복귀로 2024시즌 대반격을 노린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