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20대 포수 떠난 LG "1군서 '포수 김범석'을 더 빨리 볼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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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단장 "김범석, 1루수보다 포수가 더 매력적"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가 2년 만에 20대 포수를 또 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전망이다. LG의 미래를 책임질 포수 기대주 김범석이 성장할 토대가 마련되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LG는 22일 진행된 2023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투수 이상규(한화 이글스·전체 2순위), 최성훈(삼성 라이온즈·3순위), 오석주(키움 히어로즈·7순위), 포수 김기연(두산 베어스·4순위) 등 총 4명의 선수가 유출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특정 구단의 전력 유출을 막기 위해 한 구단에서 최대 4명까지만 지명이 가능했는데 LG와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가 4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LG 소속 선수는 인기가 높았는데 4명의 선수가 모두 전체 7순위 안에 지명됐다. 차명석 LG 단장은 "우리 선수들이 많이 뽑힐 거라 생각했지만 초반에 너무 많이 지명됐다"며 탄식한 뒤 "현재 팜에 있는 선수들을 잘 육성해서 그 공백을 잘 메우겠다"고 밝혔다.
투수 3명보다 포수 김기연(26)이 빠져나간 게 더 눈에 띄었다. LG는 2021년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김재성(27·삼성 라이온즈)이 지명돼 떠나자, 급하게 FA 시장에서 허도환(39)을 백업 포수로 영입했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3번째 포수 옵션인 김기연이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에서 양의지의 뒤를 받쳐줄 백업 포수 영입에 초점을 맞췄고, LG에서 1군에서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고 있던 김기연을 영입했다.
LG는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주전 포수 박동원(33)과 백업 포수 허도환이 모두 30대다. 박동원과 허도환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훗날 이들을 대체해야 할 젊은 포수의 성장도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공들여 키운 20대 포수가 연이어 이탈한 것은 타격이 크다.
그래도 LG는 대형 포수가 될 잠재력이 있는 김범석이 남아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차 단장은 "우리 포수 옵션에는 박동원과 허도환 외에 김범석도 있다. 김기연이 이적하게 돼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김범석이 포수로서 더 빨리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김범석은 대형 포수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에 입문한 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1·2군에서 지명타자로 기용돼 왔다.
타격 능력은 뛰어나 퓨처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려 대타로 안타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범석이 쟁쟁한 선배들이 있는 1군에서 지명타자로 설 자리는 좁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1루수 이동 등 포지션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기연의 이적으로 포수 자원이 줄어들면서 김범석이 마스크를 써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차 단장은 "김범석이 결국 포수를 맡아야 하지 않겠나. 1루수 김범석보다 포수 김범석이 훨씬 매력적"이라며 "현재 주전 포수는 박동원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김범석이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내년 시즌 박동원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김범석이 포수로 출전해 도와주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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