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질 통보' 김원형 SSG 감독 "예상 못한 일…머리가 좀 아프네요"

마무리 캠프 하루 전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
"부족한 날 믿고 따라준 선수들 정말 고마워"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2회초 2사 만루 상황 SSG 김원형 감독이 만루 홈런을 터트린 최정을 맞이하고 있다. 2023.10.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31일 SSG 구단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경질 통보를 받은 김원형 감독이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12시30분쯤 구단 사무실에서 김성용 단장을 만나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구단은 즉각 사령탑 경질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이후 뉴스1과 통화에서 자신의 심정을 담담하게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단장님이 빨리 좀 만나자고 할 때 느낌이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여러가지 감정이 든다. 지금은 머리가 좀 아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20년 11월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취임했다. 이후 2021년 초 팀이 SSG 이름으로 간판을 바꾸면서 SSG의 창단 초대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부임 첫 해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2년차였던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SSG랜더스 2022년 KBO리그 통합 우승 축하연'에서 한유섬(왼쪽부터) 주장, 김원형 SSG 감독, 민경삼 SSG 야구단 대표, 정용진 구단주, 김강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2022.11.11/뉴스1

올 시즌도 초반에는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중반부터 힘이 빠졌고 한때 6위까지 추락했다. 그래도 막판 스퍼트(전력질주)를 올려 3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다만 가을야구 성적은 좋지 않았다. NC에 3경기를 모조리 져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막바지에 보여준 모습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우승, 올해 정규리그 3위면 나쁜 성적이 아니다. 그러나 구단의 선택은 일방적 경질 통보였다.

"내가 부족했다"는 말을 반복한 김 감독은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 선수들을 언급했다.

그는 "시즌을 치르면서 성적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면 좋을 때, 안 좋을 때가 있는데 선수들이 나를 잘 따라서 다들 열심히 해줬다"고 선수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막바지 우리가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순위(3위)까지 간 것 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준플레이오프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창원에서 3차전을 진 후 선수단에 '정말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SSG에서 세 시즌을 있었지만 경력이 많은 감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정말 나를 잘 따라줬다. 몇 번이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SSG 한유섬이 솔로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김원형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3.10.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SSG 구단은 김 감독의 경질 배경에 대해 '팀 리모델링의 과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들도 앞으로 차차 정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SSG의 주축 선수의 절반 이상은 30대 중반의 선수들이라 대폭 구조 조정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자신을 향한 구단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고참급 선수들이 정리되는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프로 선수라면 나이는 중요치 않다고 본다. 나이가 많아도 자신의 것을 잘하면 운동장에 있을 가치가 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질 때 팀이 하나가 되는 것 아니겠나"라며 "구단의 방향성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이에 관계 없이 경쟁에서 앞서는 선수가 1군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