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이겨도 탈락?…류중일호의 '결승 진출' 경우의 수는[항저우AG]

대만에 충격적인 완패…1패 안고 슈퍼라운드 진출
대만이 일본까지 잡고 한국이 일본 꺾는 것이 최상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류중일 감독이 땀을 닦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0대 4로 대만에 패했다. 2023.10.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대만에 졌지만 탈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직 (우승할) 기회가 있다. 결승전에서 대만을 다시 만나면 그때는 꼭 설욕하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상대로 졸전 끝에 굴욕적 완패를 당한 류중일호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첫 경기를 패하고도 끝내 정상에 오른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처럼 마지막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웃겠다는 각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회 야구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졌다.

윤동희와 최지훈이 각각 3안타, 2안타로 분전했을 뿐, 대표팀 타선은 대만 투수들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가장 위협적 상대인 대만에 대한 전력분석을 철두철미하게 했지만 뚜껑을 열어봤더니 그 분석 자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타자들은 제대로 힘을 한 번도 쓰지 못했다.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0대 4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3.10.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 대회에서 한 수 아래로 깔봤던 대만을 상대로 3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칠 정도로 내용도 좋지 않았다.

아직 금메달을 딸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는 만큼 대표팀은 패배의 충격을 털어내고 다시 앞만 보고 달려가려 한다.

한국은 3일 조 최약체 태국(2패)과 1라운드 최종전을 잡으면 2승1패로 슈퍼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대만(2승)은 홍콩(1승1패)과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객관적 전력 차가 커서 3연승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슈퍼라운드에는 A조와 B조 1, 2위가 오르는데 진출 팀끼리의 1라운드 전적이 이어진다. 한국이 대만과 슈퍼라운드 무대를 밟게 되면 대표팀은 1패를 안고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이 슈퍼라운드 5~6일 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2승1패다.

A조에서는 나란히 2승을 거둔 일본과 중국이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했고, 3일 맞대결 결과에 따라 1, 2위를 가린다. 한국은 5일 A조 2위와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르고, 6일 A조 1위와 격돌한다.

중국의 선전으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지지 않는 한 한국은 한 번 더 패할 시 사실상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리게 된다. 한국이 결승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슈퍼라운드에서 무조건 2승을 거둬야 한다.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0대 4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3.10.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이 2승1패를 기록해도 결승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 다른 팀끼리의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규정을 도입해 승패가 같을 경우 동률 팀간 경기의 승자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대만이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잡을 경우 계산기를 두들길 필요가 없다. 한국은 일본, 중국을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결승에 올라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이는 현재 대표팀이 가장 바라고 있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대만이 일본에 덜미를 잡히면 상황이 복잡해져 한국과 대만, 일본이 모두 2승1패가 된다.

3개 팀 이상이 승패가 같을 될 경우 동룔 팀간 경기에서 TQB(Team Quality Balance)를 따져야 한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축구, 농구의 득실차와 비슷하다. 다만 야구는 팀마다 공격 및 수비 이닝이 다를 수 있어 이를 반영해 계산한다.

만약 TQB도 같다면 동률 팀간 경기에서의 (자책점-TQB), 팀 타율 순으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강백호를 비롯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0대 4로 패한 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2023.10.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 일본, 대만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슈퍼라운드에서 TQB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세 팀은 2승1패로 동률을 이뤘는데 한국과 일본이 TBB에서 각각 +0.167, +0.056을 기록해 –0.222에 그친 대만을 따돌리며 결승에 올랐다.

항저우 대회에서는 벌써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인 류중일호다. 대만이 일본을 잡아주길 바라지만, 만약 일본이 대만을 잡으면 모든 것은 대표팀 손에 달렸다. 대만에 1점도 못 뽑고 패한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둬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