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월 타율 0.472' 반전 성공 KIA 박찬호…"마음 고생 심했죠"
'젓가락질도 못할 정도의 통증' 벗어난 뒤 부활
3년 연속 수비로 1100이닝 소화…"가장 큰 자부심"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28)는 현재 팀 내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타자 중 한 명이다.
4월과 5월 성적이 극명하게 다르다. 개막 후 4월 한 달간 타율 0.181에 머물렀던 박찬호는 5월 들어 10경기 타율 0.472로 반등에 성공했다.
KIA의 연패 탈출에도 큰 공을 세웠다.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9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5연패 탈출에 기여한 박찬호는 17일에는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팀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김종국 KIA 감독도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고 자기 몫을 해주는 박찬호의 활약에 반색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자신을 괴롭힌 손목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싶다. 타석에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4월에는 손목이 아파 무조건 공 하나에 결과를 내야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공을 많이 볼 수 없었다. 결과까지 안 좋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 악순환이었다"면서 "지금은 확실히 손목 통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다보니 배트 스피드가 빨라졌다. 스윙도 과감해졌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파울을 내면서 끈질기게 싸울 수 있게 됐다. 이런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자기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손목 상태 때문에 박찬호는 팀이 잘 나갈 때에도 남모를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는 "아프지만 않으면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컨트롤이 안 됐다. 하필 부위도 손목이라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 한참 아플 땐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정말 속상했던 건 아이를 안아주지 못할 때였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고 부진했던 4월을 돌아봤다.
박찬호의 손목 상태는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하다. 삼각연유연골(TFCC) 손상이라는 병명인데 한 번 발생하면 재발율이 높다. 고질병에 가깝다. 특히 타격과 수비에서 손목 사용이 필수인 야구 선수라면 더 그렇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최대한 통증을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찬호는 트레이닝 파트에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사실 지금도 손목 상태가 호전됐다기보다 테이핑으로 버티고 있다고 봐야한다. 쉰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테이핑을 해주면서 꾸준히 관리를 해주신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타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박찬호의 진짜 가치는 수비에서 나온다. 특히 202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수비로 1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훈장과도 같다.
박찬호는 "(3년 연속 1100이닝은) 제 자부심이다. 매 시즌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누적 수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13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1100이닝 이상 수비를 했다는 건 그만큼 자리를 안비우고 꾸준히 나갔다는 의미 아니겠나. 팀의 핵심 선수로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켰다는 자체만으로 뿌듯하다. 나중에 은퇴 후 코칭스태프가 됐을 때도 꾸준한 선수들을 선호할 것 같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박찬호의 시즌 목표는 매 시즌 비슷하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매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항상 직전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다. 올해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손목이 잘 버텨주길 바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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