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딥페이크' 삭제 요청 726건…"신상 유포시 삭제 지원"
신영숙 차관, 여가위 회의서 "전년도 피해 지원 수 넘어"
상담 전화번호 '1366' 통합 검토…"여러 부처와 협력"
- 오현주 기자,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임세원 기자 = 최근 딥페이크(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 범죄가 잇따르면서 여성가족부가 피해자의 이름·직장 등 신상정보가 유포된 경우에도 삭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딥페이크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피해자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법 제도 개선과 관련해 피해자 신상정보가 유포된 경우에도 삭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명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과 가짜(fake·페이크)를 합친 말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다.
최근 'AI 소라'(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기술) 같은 여러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앱이 등장하면서 7초 만에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올해 상반기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디성센터)에 들어온 삭제 요청 건수만 해도 약 730건이었다.
신 차관은 "디성센터에서 접수된 허위 영상물 피해는 2019년 144건에서 지난해 423건으로 약 3배로 늘었고, 올해 6월까지 726건"이라며 "이미 전년도 한 해 동안의 피해 지원 수를 훨씬 넘었다"고 말했다.
8월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디성센터가 접수한 허위 영상물 관련 피해는 총 106건이었다.
또 여가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신속한 상담을 위한 대표 전화번호를 365일, 24시간 상담 가능한 1366 여성긴급전화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디성센터로 연결할 수 있는 번호는 총 5개로 나눠진 상태다. 서울 소재 중앙 디성센터와 지방자치단체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서울·인천·경기·부산)이 각자 다른 번호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운영되는 1366 번호와 달리 디성센터는 상담 시간이 정해져 있는 상태다.
신 차관은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위해선 법무부, 경찰청, 교육부 등 여러 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딥페이크 성범죄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국무조정실을 주관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성센터의 부족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디성센터 직원은 총 39명에 불과하다. 정규직 26명, 비정규직 13명이다. 심지어 지난해 센터 직원 1명이 1만 2000여 개의 영상 삭제를 지원했다.
내년에는 2명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신 차관은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저희가 근무를 하게 하는 것이 옳지만 매년 인건비 예산을 많이 증액하지 못했다"며 "재정 당국과 국회에서 (인력 채용과 관련해) 논의 거쳐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현재 공석 상태인 장관을 임명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2월부터 김현숙 전 장관의 사퇴로 인사관리(HR) 전문가인 신영숙 차관 체제로 개편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 차관을 향해 "(딥페이크 범죄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제 역할을 해야 된다고 저는 믿고 있다"며 "그래서 앞으로 더 큰 딥페이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장관과 권익증진국장을 빨리 임명하실 것을 대통령께 건의해달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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