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액 동결…치매관리주치의제 시범사업 추진
제 25차 건정심 개최…83개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에 추가
치매 치료·관리에 보험수가 적용…첩약 급여화는 추후 논의
- 강승지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김기성 기자 =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내년 소득 하위 30%(1~3분위) 본인부담상한액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다. 이로써 약 4만8000명이 총 293억원의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제2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이같은 안건 등을 심의 의결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1년간 지출한 의료비 본인부담금(비급여·선별급여 등 제외)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초과금액을 부담하는 제도다.
초과금액은 가입자·피부양자에게 돌려준다.
복지부는 2015년부터 매년 본인부담상한액에 전년도 전국 소비자물가변동률을 적용·산출해 왔으나 2022년 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기면서 2023년 상한액 인상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4년 소득 1~3분위 본인부담상한액에 2023년도 소비자물가변동률을 적용하지 않고 2023년 본인부담상한액 수준으로 동결해 저소득층의 의료비 본인부담을 완화한다.
2024년 1~3분위의 본인부담상한액이 2023년 상한액 수준으로 동결되면 2023년도 소비자물가변동률(3.7%)을 적용할 때보다 분위별 상한액이 각각 3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정으로 약 4만8000명이 총 293억원의 추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4년 1월부터 변경된 본인부담상한액을 적용하고,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2024년도 연간 보험료가 확정될 2025년 8월께 사후 지급할 방침다.
또한 이번 논의를 통해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새롭게 지정된 '안치지의 형성이상' 등 83개 희귀질환이 산정특례제도 대상 질환으로 확대 적용된다.
건강보험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는 희귀·중증 난치질환자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낮춰준다. 산정특례가 적용되면 입원·외래 본인부담률이 0~10%로 축소된다.
이번 확대 적용에 따라 산정특례 대상 질환은 총 1248개로 늘어난다.
산정특례 대상 질환이자 간질환 환자의 후천성 출혈 장애인 '간질환에 의한 응고인자 결핍'은 '혈우병'과 다른 질환임에도 관련 고시엔 혈우병 하위 질환으로 분류돼 있었다.
복지부는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고시를 개정해 내년 1월부터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을 확대하고 '간질환에 의한 응고인자 결핍' 환자의 산정특례 적용 기준을 개선한다.
내년 7월부터는 치매환자가 선택한 '치매관리주치의(가칭)'가 체계적으로 환자를 치료·관리하는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치매환자가 치매 치료·관리에 전문성 있는 의사를 선택해 체계적으로 치료·관리받고 다른 건강문제도 통합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환자별 맞춤형 계획 수립, 심층 교육 및 상담 제공 등을 각각 건강보험 수가 행위로 규정했다.
환자관리, 교육·상담, 방문진료 등에 행위수가를 신설했으며 치매관리주치의 제공 서비스 본인부담률은 20%로 적용되나 중증 치매환자에게는 산정특례를 통해 본인부담 10%가 적용된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65세 노인인구의 10.3%(945만명 중 98만명)로 추계되며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약 2200만원으로 추산된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추진 세부 계획'을 마련해 사업 참여 공모를 받고 내년 7월부터 치매관리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1년 차(2024년)에는 2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의료기관(의사) 및 환자의 참여 정도 등을 감안해 2년 차(2025년)에는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첩약(한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번 건정심에서 진행되지 않았다.
첩약 급여화에 대해 의사단체 등은 과학적 검증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정심 위원장인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건정심 모두발언을 통해 "첩약 급여화에 대한 의견들을 조율 중"이라며 "다음 회의 때는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 차관은 최근 의대증원을 저지하겠다는 의협의 총파업 찬반투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종합적인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논의하는 도중 의협이 진행 중인 찬반투표에 대해 정부 관계자로서 유감"이라면서 "끝까지 (의협과) 협의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사정상 그런 행동들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나 국민에 비쳐지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필수 지역의료 확충방안에 대해 사회 각계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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