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 유튜버 '갑수목장', 동물병원 원장 됐다" 의혹 확산

올해 초 경기도 이천과 광주에 동물병원 개원 의혹 제기
"진짜라면 면허박탈·유튜버 시절 얼마나 돈 벌었으면…" 시끌

동물학대 및 사기 혐의로 고발됐던 수의대생 유튜버 '갑수목장'이 졸업 후 동물병원을 개업하고 진료를 보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모범튜브 케랑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지난 2020년 동물학대 및 사기 혐의로 고발됐던 수의대생 유튜버 '갑수목장'이 졸업 후 동물병원을 개원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수목장이 개명 후 경기도 이천과 광주에 동물병원을 운영 중이란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관련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는 유튜버 '모범튜브 케랑이'는 지난 7일 "같은 대학 출신 수의사들이 갑수목장이 병원을 2개나 개업한 사실을 공론화하고 있다"며 제보 내용을 영상으로 올렸다.

갑수목장 관련 동물병원으로 의혹을 받는 곳은 올해 초 개원한 경기도 이천의 A 동물병원과 광주의 B 동물병원이다. 두 곳 모두 타 동물병원에 비해 저렴한 진료비 및 과잉 진료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는 등 비슷한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A 동물병원은 갑수목장이 개명한 이름으로 병원을 개설하고, 진료는 같은 대학 동문 수의사가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수목장이 동물병원 개설에 투자하고 다른 수의사를 일명 '바지 사장'으로 세웠다는 주장이다.

의혹이 커지자 A 동물병원 대표 원장이라고 밝힌 수의사는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 "갑수목장 관련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며 "적은 진료비를 추구해 다른 수의사들에게 각종 루머로 공격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갑수목장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천의 A 동물병원 원장이 지역 커뮤니티에 올린 입장문 (당근마켓 갈무리) ⓒ 뉴스1

댓글에는 "대표자로 등록된 수의사가 갑수목장이 개명한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동일하다"며, "갑수목장으로 추정되는 수의사는 대면진료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을 해명해달라"는 질문을 남겼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 없이 해당 글은 비공개 처리됐다.

광주 B 동물병원 포털 사이트 병원 후기에는 갑수목장으로 추정되는 수의사가 진료를 본 후기가 남겨져 있다.

갑수목장이 진료를 보는 게 사실이라면 시기상 경험이 적은 수의사가 원장임을 내세워 진료를 본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94년생인 갑수목장은 14학번으로 수의대에 입학했으나 2번 유급해 15학번, 16학번과도 함께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한 유튜버는 "2022년 졸업한 갑수목장이 미필이 아니라면 군복무를 했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최소 2년 동안은 수의사 면허 취득 후 현장 경험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수의업계에 따르면 수의사 면허 취득 후 만 1년도 되지 않는 진료 경험만을 가지고 개원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누리꾼들은 해당 의혹에 "진짜라면 면허 박탈해야 한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동물병원 승인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 "유튜버 시절 얼마나 돈을 벌었으면…" 등의 반응을 남기고 있다.

뉴스1은 9일 동물병원 2곳에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려 유선 및 메일로 문의했지만 "진료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한편 2019년 개설된 유튜브 갑수목장 채널은 유기동물을 구조해 그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으로 한때 구독자 수가 50만 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같은 대학 수의대생들이 갑수목장이 구조했다는 동물들은 펫숍에서 산 동물들이며, 콘텐츠를 조작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갑수목장은 동물학대 및 사기 혐의로 고발됐으나 동물학대 혐의는 경찰이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불송치 결정됐다. 가게에서 분양받은 동물을 유기동물로 속여 후원금을 취한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사기 혐의로 약식 기소된 바 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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