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조롱한 여학생이 경찰이 됐다고?
"경찰될 자격 없다" 항의글 잇따라...해당 경찰청 "사실관계 파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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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 News1
</figure>9일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누리꾼들의 항의글이 잇따르고 있다. 평소 하루에 2, 3건의 글이 올라오던 게시판이 9일 갑작스레 수십 개의 글로 뒤덮였다. 조회수도 기본 300건을 넘는다. 대체 무슨 일일까.<br>항의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일제히 지난 2004년 밀양에서 있었던 집단성폭행 사건을 거론했다.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은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 여중생을 꾀어내 1년 간 성폭행한 사건이다. 성폭행에 적극 가담한 피의자 10명은 기소됐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나머지 13명은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로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벌써 8년이나 지난 이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이 분노한 이유는 사건이 알려진 당시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았던 한 여학생 때문이다. 피의자와 같은 학교에 다닌 것으로 보이는 이 여학생이 지난 2010년 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해 현재 경남지방경찰청에 근무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br>논란의 주인공인 A씨는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이 알려진 지난 2004년 12월9일 친구의 미니홈피에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만... X도 못생겼다더만 그X들. 고생했다 아무튼"이란 글을 올렸다. 사건이 알려진 당시 피의자는 물론 피의자들의 친구들까지 인터넷에 신상정보가 공개돼 사회적 논란이 벌어졌다. 피의자와 같은 학교였던 A씨가 올린 이같은 미니홈피 글도 누리꾼들에 의해 곳곳에 퍼날라졌다.
지난해 몇몇 언론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해자들과 달리 아직도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의 상황을 전하며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이 사건은 한 누리꾼의 의혹 제기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이 누리꾼은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던 A씨의 최근 근황이라며 한 경찰학원 카페에 올라온 합격수기를 소개했다. 합격수기를 올린 이는 A씨와 같은 이름, 비슷한 얼굴의 여성으로 자신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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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머 © News1
</figure>또 다른 누리꾼은 A씨와 동일인물이라며 역시 A씨와 같은 이름인 한 여성의 페이스북을 공개했다. 프로필에 경남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 여성의 페이스북 친구 목록에 2004년 공개됐던 피의자와 피의자 친구들의 이름이 있다는 주장이다.
누리꾼들은 A씨와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근무중인 여경을 동일인물로 확신하며 경찰청과 A씨를 비난했다.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A씨는 경찰 될 자격이 없어요", "같은 여성으로서 치욕적인 범행을 당한 피해자들을 비웃는다는 그 마인드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어떻게 이런 사람을 우리나라 경찰로 둘 수가 있습니까", "이런 게 경찰이라니... 당신들 믿겠습니까?"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라며 "만약 동일인물이 맞다면 해당 여경이 소속된 경찰서 차원에서 해명글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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