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한페될'까지…축제 분위기 된 尹 퇴진 행진 (종합)
비상계엄 사태 전 집회와 달리 흥겨운 분위기…연령대 다양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서 집회…남영사거리까지 행진
- 김민수 기자,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비상계엄 사태' 사흘째인 5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아모르파티'나 '윤수일의 아파트' 등 대중가요 가락에 맞춰 "윤석열 퇴진", "국민의힘 해체"를 연신 외치는 등 흡사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84개 시민단체가 속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의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했다. 시위에는 비상계엄 사태 전 집회와는 다르게 백팩을 멘 청년들부터 서류가방을 든 코트 차림의 중장년층도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가한 광주 시민 이병채 씨(70)는 "광주 5·18 당시 계엄령 선포를 듣고 잠을 자지 못했다"며 "이제는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굳게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붕어빵 노점상 김문호 씨는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까지 선포했다"며 "감히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독재를 말하는 윤 대통령을 우리의 힘으로 끌어내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온 간호사 노현옥 씨는 "1980년대 영화처럼 헬기가 나오고 공수부대가 유리창을 부수는 모습을 보고 끔찍함을 느꼈다"며 "우리 아이들이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맞나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선 대학생들도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토해냈다.
숙명여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인 황다경 씨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온 주체는 대학생이라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다"며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대학생이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집회가 끝난 후인 오후 7시 50분쯤 시민들은 시청과 서울역을 거쳐 남영사거리로 행진을 나섰다.
행진 중에는 풍물패가 연주를 시작했고, 시민들 또한 이에 호응해 손을 흔들었다. 스피커를 통해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윤수일의 '아파트',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이 흘러나오자 흥겹게 손팻말을 흔들면서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바람에 촛불이 꺼지자,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플래시를 켜면서 뜨거워진 분위기를 이어갔다. 행진 막바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란 노래가 흘러나오자 참가자들은 춤을 추면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진은 이날 오후 8시 40분쯤 종료됐다.
앞서 오후 4시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역 12번 출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동화면세점 방면으로 행진했다.
마이크를 잡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에 의한 계엄 선포는 명백한 내란"이라며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며, 국가의 질서를 문란케 한 내란범이자 국가의 체제를 전복하려고 한 쿠데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전날 기자회견에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을 비판하고 "윤 정권 퇴진 전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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