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폭력 유발한 건 경찰"(종합)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온 것으로 확인됐다. 양 위원장 등 일부 노조원에 대한 고발장이 추가 접수됨에 따라 경찰 수사도 내사 단계에서 입건 단계로 전환, 속도를 내게 됐다.

민주노총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양 위원장 외에도 집행부 일부에 대한 추가 고발장을 접수, 이들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측에 따르면 현재 양 위원장을 포함한 20여명의 노조원이 경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상태다. 지난 9일 민주노총 집회 관련 수사에서 양 위원장 등 집행부 7명에 대한 수사는 공공범죄수사대가, 나머지 20여명의 노조원에 대해선 서울경찰청 수사계에서 담당한다.

양 위원장은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에 보장된 권리에 따라 집회를 진행했다"며 "행진을 가로막은 것도, 집회 중에 대오를 침탈해 폭력과 다툼을 유발한 것도 경찰"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측은 지난 9일 열린 전국 노동자대회가 사전 신고된 합법 집회였으며, 완전히 무장한 경찰이 행진 대오에 침투해 노조원들을 가로막아 집회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경찰과의 충돌로 노조원 10명을 비롯한 11명이 현행범 체포됐지만 전원 석방됐다.

이날 현장엔 양 위원장 외에도 시민사회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해 이번 소환 조사의 위헌성을 주장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인 류하경 변호사는 "사전 신고된 집회의 경우 신고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 이상 불법 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은 본다"며 "경찰의 행위는 헌법 21조에서 말하는 집회의 자유를 원천 박탈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라고 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등 현장에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고, 최소한의 통로 확보를 위해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이 신고 범위를 이탈했다며 즉시 조치한 게 아니고,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