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녹취록' 간부·부속실장 함께 근무 중…조지호 "필요시 조치"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국회 인사 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생명빌딩에서 신임 청장 임명제청 동의 여부를 논의하는 국가경찰위원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홍유진 기자 = 인사 로비 의혹을 받는 최 모 경위와 그의 상사 조병노 경무관이 여전히 같은 근무지에서 함께 일하는 것과 관련해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는 "법령 등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전날 제출한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조 경무관과 최 경위를 분리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경찰공무원의 인사 발령은 '경찰공무원 임용령' '경찰공무원 인사 운영 규칙'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법령 등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확인해 필요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양부남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 동안 두 차례 이상 본인의 인사 발령지로 기존 부속실장(비서)과 함께 이동한 경무관은 조병노 수원남부경찰서장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무관은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찰 서열 네 번째 계급이다.

문제는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인 최 모 경위는 '멋쟁해병' 멤버로 조 경무관의 승진을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멋쟁해병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소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인데, 이곳 멤버들이 논란에 휘말리면서 최 경위의 인사 청탁 의혹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총 5명이 모인 '멋쟁해병' 멤버는 최 경위를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 씨,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송 모 씨, 사업가 최 모 씨, 김 모 변호사이다.

최 경위는 송 씨에게 조 경무관의 승진을 언급해 논란이 확산했다. 다른 멤버인 이 씨와 김 변호사 간 통화 녹음파일에도 조 경무관 관련 얘기가 포함됐다.

최 경위는 현재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인사 로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두 사람이 여전히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부남 의원은 "최근 3년 6개월 동안 두 번 이상 같은 근무지로 부속실장과 함께 발령받은 경무관의 사례는 조 경무관 이외엔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사안"이라면서 "조 경무관과 최 경위는 상사와 부하 관계를 넘어 인사 청탁 의혹이 불거진 만큼 두 사람을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지휘관과 부속실장의 통상적인 업무 관계를 넘어섰다가 의혹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최 경위의 충성심이 그를 다소 '오버'하게 했을 뿐 실질적인 청탁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