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첫 명절, 연차 내고 일찍 출발…손주 볼 생각 설레"

'설 대이동' 시작…'선물 꾸러미' 든 귀성객들로 역·터미널 북적
고향 대신 출장·여행 떠나기도…연휴 2648만명 이동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역에서 한 가족이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에 오르며 인사하고 있다. 22024.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김민수 홍유진 기자 = "결혼 후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어서 연차 내고 일찍 출발해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역에서 만난 남모씨(35)는 아내와 함께 대구 본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지난해 결혼한 남씨는 아내와 함께하는 첫 귀성길이 설레는 모습이었다. 남씨는 "연차 쓰고 미리 갔다가 연휴 끝나기 하루 전에 올라올 예정"이라며 "결혼 후 처음 가는 고향이어서 기분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30대 직장인 A씨도 귀성행렬이 본격 시작되는 오후 시간대를 피해 연차를 내고 오전 KTX를 예약했다. A씨는 "경남 창원에서 부모님을 뵙고 일상적인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명절이라 오래 쉴 수 있고 기분이 좋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서울역은 물론 고속버스터미널 등에도 고향을 향하거나 여행을 떠나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손에는 짐가방을, 한손에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위한 명절 선물 세트를 들고 플랫폼으로 향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취업준비생 강모씨(24·여)는 부모님을 뵈러 부산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강씨는 "집밥 먹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취업 어려운 거 아시니 부모님도 잔소리하시지 않는다"고 웃었다.

고향을 향하는 군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육군 박모씨(22)는 "반년 만에 부모님 얼굴 뵙는다"며 "너무 오래 못 봬서 가족들이 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공군 상병이라는 20대 성모씨는 "지난 명절 때는 근무 때문에 못 나왔다"며 "이번 명절은 가족과 보내고 싶어 마산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식들을 만나려 역귀성하는 어르신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불룩한 백팩을 메고 김 선물 세트, 한과 등을 두 손에 가득 든 80대 임모씨(여)는 "양양에 아들네 보려고 이것저것 많이 챙겼다"며 "손주들 볼 생각에 좋다"며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황금색 선물 세트를 들고 서울역에 도착한 40대 직장인 백모씨는 "친형 가족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며 "항상 다가오는 명절이지만 이런 기회에 얼굴 볼 수 있으니 좋다"고 웃었다.

명절을 앞두고 출장을 떠나거나 긴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30대 남성 B씨는 "울산으로 출장 가는 길"이라며 "오늘 일 보고 내일 올라올 계획"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두손에 쇼핑백 2개를 들고 전화 통화를 이어가던 50대 C씨 역시 "당일치기로 부산 출장을 간다"며 "거래처에 줄 선물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대 대학생 D씨는 친구 한명과 함께 열차를 기다리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D씨는 "2박3일로 부산에 놀러 간다"며 "맛있는 거 많이 먹을 것"이라며 웃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8~12일) 중 총 2852만명, 하루 평균 570만명(전년 대비 2.3% 증가)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 출발은 설 전날인 9일 오전, 귀경 출발은 설 다음 날인 11일 오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