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 빈혈인가? 순간 물건 떨어져…"편의점서 물·과자만 겨우 구매"

日 여행중인 韓 관광객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떠올라 노심초사"
"위약금 100만원이지만 일본 여행 취소"

1일 (현지시간) 강진이 강타한 일본 이시카와 현 와지마에서 무너진 건물과 도로가 보인다. 2024.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휘청해서 빈혈인가 생각했는데 전등이 흔들거렸다"

"피난용 물품 사려고 편의점 갔는데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 같은 건 이미 품절"

연말연시를 맞아 일본 여행을 떠났던 한국인들도 일본 강진 경험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4시10분쯤 일본 중북부에 규모 7.6이 넘는 강진이 발생했다.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중 세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2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일본 여행 중인 한국인들은 "갑자기 다리가 흔들리면서 휘청거렸다", "순간 어지러워 빈혈인 줄 알았는데 지진이었다", "눈앞에서 건물이 좌우로 흔들렸다" 등 당시를 회상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서 여행 중이라는 한 한국인 관광객은 "점심을 먹고 나와서 기념품 가게를 구경 중인데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쓰나미 경보 긴급문자가 오며 현장에 있던 모두가 벙찐 얼굴이었다"며 "'뭐지?'하는 순간 땅이 막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기 시작해 급하게 가까운 테이블 아래 머리만 간신히 넣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오사카 한 온천에서 사진 찍고 휴대폰을 보는데 갑자기 다리가 흔들거리면서 식당 전등이 이리저리 흔들렸다"며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오사카에 있는데도 너무 생생하게 진동이 느껴져 눈물날 뻔했다"고 적었다.

지진이 발생한 지 2일차. 실제로 지진 발생 지역의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선 피난용 물품을 사가는 사람들로 일부 식료품이 품절된 상황이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지역을 여행 중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도쿄행 신칸센(고속열차) 예약이 꽉 차서 이곳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난용 물품을 사러 편의점 갔는데 물과 과자 같은 것만 겨우 사왔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일본에 머무는 한국인은 물론 현지 일본인들도 여전히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0여년 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규모 7.3 이상의 지진이 와서 본진인 줄 알았지만 이틀 뒤에 9.1의 대지진이 일본 전역을 강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다음주 일본여행을 계획 중이었지만 계속되는 여진과 혹시 모를 대지진 때문에 무서워서 안 가려고 한다"며 "지금 항공·숙박을 취소하면 100만원 이상 손해를 보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번 일본 지진으로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하고 최소 5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을 비롯해 인접한 니가타·후쿠이현에는 다수의 원전이 있어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immune@news1.kr